21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현웅(56ㆍ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검장은 현직 장관들 가운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 호남 출신 장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후반 통합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호남 출신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대형로펌 출신과 대구ㆍ경북(TK) 출신을 피하다 보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직 고검장이 법무장관으로 발탁된 것은 1997년 김영삼정부 마지막 법무장관으로 기용된 김종구 전 장관 이후 18년 만이다.
김 내정자는 이날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자리에 부름을 받아 어깨가 매우 무겁다”며 “법무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법과 원칙을 이뤄내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특수통 검사로 시작한 김 내정자는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통으로 성장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법조비리 수사를 하며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구속 기소했다. 2000년 광주지검 특수부장 시절에는 2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영진 전남도교육감을 구속했다. 정부 주도의 입법을 담당하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을 지내 당시 여야 국회의원들과 두루 교류했으며, 광주일고 출신의 야당 의원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차관 시절에는 공안 드라이브를 걸었던 황교안 당시 장관을 그림자 보좌하며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 일가 수사,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다만 2인자로서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검찰내부의 특성도 있지만, 상부에 쓴 소리는 좀체 못하는 ‘예스맨’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한다’ ‘상관을 끔찍이 모신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화통하고 유머러스하다’ 등의 평가가 나온다. 한 검사는 “후배들이 올린 결재서류의 잘못된 점을 포스트잇에 일일이 적어 반려할 정도로 업무 스타일이 꼼꼼하다”고 전했다. 장관직을 놓고 경합했던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과는 고교ㆍ대학 동기동창이다.
그의 선친은 판사 출신으로 1979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전남 고흥ㆍ보성에서 당선된 김수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상황에서 옥중 당선됐으며, 당선 후 여당인 공화당에 입당해 법사분과 위원장을 지냈다.
▦전남 고흥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학과 ▦광주지검 특수부장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감찰기획관 ▦인천지검 1차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부산고검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광주지검장 ▦부산고검장 ▦법무부 차관 ▦이상미(54)씨와 1남 2녀.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