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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고통 분담" 월세 깎아준 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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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고통 분담" 월세 깎아준 집주인

입력
2015.06.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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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로 고통받는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반으로 깎아주겠다고 나선 집주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 여파로 고통받는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반으로 깎아주겠다고 나선 집주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달 월세는 반값만 받겠습니다"

아무리 법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해도 건물주 앞에서 세입자는 을의 신분일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에서 메르스 여파로 고통받는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반으로 깎아주겠다고 나선 집주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한 5층짜리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A씨.

매장을 정리하던 그는 갑작스럽게 휴대전화로 집주인 B(61)씨에게 문자 1통을 받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장사가 어려우니 세입자들을 위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달 월세를 절반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어려운 사정을 먼저 알고 집세를 깎아주겠다고 하니 가뜩이나 다른 것에 신경 쓸 것도 많은데 세입자들로서는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의 세입자 7명 전체가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C씨는 "주인분은 명절 때 고향 잘 다녀오라고 선물까지 사다주시는 데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시니 우리가 감사 드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어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껏 월세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그는 세입자들에게 착한 집주인 아저씨로 통했다.

문자의 주인공인 B씨는 오히려 더 깎아주지 못해 미안해했다.

B씨는 "나도 자영업을 해봐서 손님이 없을 때 상인들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지금 사정이면 차라리 월세를 안 받고 싶지만, 건물유지비가 들어가 어쩔 수 없이 절반만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배려 덕분인지 이 건물에서 장사하던 세입자들은 모두 사업이 번성해 이 건물을 나갔다.

B씨는 "사업이 잘돼서 직접 건물을 사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세입자들도 있다"며 "어려운 시기에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생활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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