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 Word Play (재미있는 말)
한국에서 bar라고 하면 칵테일을 팔고 예쁜 바텐더가 있는 곳이 연상되고 ‘싸롱’하면 아가씨가 술시중을 들고 양주를 파는 것이 연상된다. 그러나 미국에서 saloon은 서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카우보이와 삐걱대는 의자를, bar는 누추한 술집을 연상시킨다. Saloon은 프랑스어 salon에서 온 것인데 호텔 같은 대형 리셉션이 가능한 곳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철도 차량이나 대형 차량과 선박의 호화 room을 연상시켰다. 19세 중엽에는 ‘saloon=a drinking place’로 인식되었는데 간단히 마시는 bar보다는 큰 규모의 술집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이러고 보니 각 술집의 유래와 오늘날의 의미는 다른 경우가 많다.
Pub은 ‘public house’의 줄임형으로 17세기 초부터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역사가 있는 장소다. 당시에는 공공 시설에 들어선 허가받은 술집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국가별로 의미가 다른데 영국에서는 맥주를 파는 곳인 반면 미국에서는 음식도 함께 파는 곳이다. 영국에서는 bar라는 명칭이 적어지고 pub이 대세지만 아일랜드에서는 bar가 흔하다. Irish bar는 영국식 술집과 달리 장식도 거의 없고 간판이나 로고도 없이 건물에 이름만 붙어 있는 곳이 많으며 주인 이름이나 거리 이름 혹은 유명한 작가명 등을 따서 붙인 경우가 많다. 반면 English Pub에는 기사들의 문장이나 덧옷(coat of arms)이 있고 현지 사업명 혹은 현지 스포츠, 유명 격언, 언어 파괴적 이름, 유명 귀족이나 명사 이름 등이 간판으로 쓰인다. 본래 English Pub은 에일(ale) 맥주 양조장에서 운영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Tied Houses’로 불렸다. 술값이 음료수보다도 싸고, 양조장과 관련이 없는 곳은 ‘free house’라고 불렸다. 아일랜드식 pub은 개인이 운영하고 양조장과는 연관이 없어 규모가 작고 누추해 보이며 다양한 것을 떼어다가 파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미국에서는 술집이라야 주점의 외관만 다를 뿐, 안에 들어가면 지역에 따라 지역 대표 스포츠를 중계하고 지역 맥주 등을 판다. 아일랜드 본토의 bar는 live music 형태가 더 많고 주로 관광지에 위치한 반면 미국 도시에 있는 Irish bar는 주점의 특성에 따라 반드시 live music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인에게 주점이나 대포집이 막걸리를 연상시키고 오붓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미국인에게는 tavern이나 inn이라는 이름이 친근감 있다. Tavern도 사실 와인을 일반 대중에게 파는 곳이라는 뜻의 프랑스식 술집인데 bar보다는 세련되고 잘 자리잡은 느낌을 준다. Tavern이 술집 명칭일지는 몰라도 문화마다 전해지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