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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잡힐듯 하더니…" 당국 진정세 판단엔 신중모드

입력
2015.06.2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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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뚫고 산발적 환자 발생

삼성서울병원서도 새 감염자

부분폐쇄 시한 무기한 연장

건국대병원선 비격리자가 확진

추가 확산 우려 다시 불거져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미국 질병통제센터 및 세계보건기구 등의 세계적 방역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 마크 리퍼트(오른쪽서 두 번째) 주한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미국 질병통제센터 및 세계보건기구 등의 세계적 방역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 마크 리퍼트(오른쪽서 두 번째) 주한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해 진정국면이 아닌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주말까지는 진정세로 보고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답을 못 하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정부의 방역망을 뚫고 환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병원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추가 확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병원은 메르스 최대 유행지가 된 삼성서울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구리 카이저재활병원 등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선 이날도 새 감염자가 발생해 부분폐쇄 시한이 무기한 연기됐다. 건국대병원에서도 격리대상이 아닌 확진자가 나와 7월6일까지 부분 폐쇄 조치됐다.

이날 신규 환자 4명이 추가돼 메르스 환자는 총 17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7명으로 변동이 없고, 퇴원은 13명 늘어난 67명으로 집계됐다. 치료중인 환자는 85명으로 줄었으나 격리자 수는 3,103명으로 전날보다 298명이나 늘었다. 격리자는 지난 18일 6.729명을 정점으로 5일 연속 감소했으나 이날 다시 3,000명을 넘어서면서 증가로 돌아섰다. 전날 방역당국의 통제를 9일이나 벗어난 173번 환자(70ㆍ여)가 추가되면서 격리자수가 반등한 것이다.

이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176번 환자(51)는 76번 환자(75ㆍ사망)와 지난 6일 건국대병원 같은 병동에 있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대책본부는 건국대병원에 대해 이날부터 응급수술을 제외한 응급실ㆍ외래ㆍ입원 진료를 금지하고 면회도 제한하는 부분 폐쇄 조치를 내렸다. 건국대병원에서 격리된 인원은 환자 176명(원내 격리 64명), 보호자 158명(4명), 직원 74명(3명), 간병인 5명(4명) 등 413명이다.

당초 24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도 무기한 연장됐다. 권덕철 총괄반장은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즉각대응팀이 확진자의 증상 발현시기, 확진 시기, 노출 정도 등을 토대로 검토해 부분폐쇄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15번(77), 174번(75) 환자의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응급이송요원 137번(55) 환자의 잠복기를 기준으로 폐쇄 조치를 풀기엔 이르다는 게 즉각대응팀의 판단이다.

잇따른 가족 감염 의심 사례도 메르스 종식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추가된 178번(29ㆍ남) 환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평택박애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의 가족으로 정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신장 투석을 받던 165번 환자(79)에 노출된 100여명의 환자를 전담하는 강동경희대병원과 요양보호사인 173번 환자(70)에 의한 접촉자 841명이 나온 강동성심병원 등 대형병원들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계속 나오고 있어 전망을 예측하기조차 힘들다”면서도 “노출된 병원들의 상황이 정리되려면 최소 2, 3주는 걸려 7월 중순쯤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사이 다른 병원의 추가 감염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7월 중순쯤 더 이상 환자가 나오지 않아도 잠복기의 2배(최대 28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게 보건당국의 방침이어서 메르스 종식 선언은 빨라도 8월에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세종=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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