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 안 지키면 밀접 접촉자 될 수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함께 생활하다 병이 옮는 ‘가족 간 감염’ 추정 사례라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가 격리 대상자들도 지침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격리 조치된 사람은 2,642명으로 전날 3,103명보다 461명 줄었다. 하지만 19~23일 하루 200~1,200명씩 꾸준히 줄던 격리자 수가 24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방역망에서 빠져 있던 확진 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격리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등이 자가격리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만든 지침에 따르면 격리 대상자와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같은 집 안에서도 다른 방을 쓰는 식으로라도 떨어져 지내야 한다.
특히 화장실과 세면대는 따로 쓰는 게 원칙이다. 부득이하게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격리자가 쓰고 난 뒤에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기 전 락스 등 가정용 소독제로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식기나 컵, 수저, 수건, 침구 등 생활용품 역시 따로 쓰고, 격리자가 사용한 옷이나 침구류는 일반 세제에 소독제를 섞어 별도로 세탁한다. 세탁할 때의 물 온도는 옷에 붙어 있는 설명서에서 권고하는 가장 따뜻한 온도에 맞춰주는 게 좋다.
대화도 자제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격리자와 가족이 만나야 할 땐 서로 마스크를 쓴 채 얼굴을 맞대지 않고 2m 이상 떨어져야 한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기저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특히 격리인과 가까이 접촉해선 안 된다.
격리자의 땀이나 침, 가래, 콧물, 용변 등 분비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1회용 마스크와 가운, 장갑을 착용하고, 사용한 뒤 바로 버려야 한다. 폐기 후 손 씻기는 기본이다. 비닐봉지를 씌운 쓰레기통을 준비해 장갑과 마스크 등 사용한 물건 중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가려내 담고, 비닐봉지에 소독제를 뿌려 폐기한다. 격리자 이외의 가족은 식탁이나 문 손잡이, 전화기, 컴퓨터 등 접촉이 많은 물건 표면을 희석한 표백제나 소독제로 매일 닦아주는 게 좋다.
메르스 환자 또는 감시 대상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이 같은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사람은 추가로 ‘밀접 접촉자’로 간주될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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