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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퇴직자 낙하산 재취업… 유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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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퇴직자 낙하산 재취업… 유착 의혹

입력
2015.06.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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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보유한 자율협약 대상 회사에

업무 직접적 연관 있는 부서 출신

10년간 9명이나 이사·감사로

대출은 수십배까지 늘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퇴직 임직원들이 1년에 한 명꼴로 거래기업에 잇따라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로 수출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자율협약 대상 업체로 옮겼는데, 공교롭게도 이후 해당 기업에 대한 대출과 보증이 확 늘면서 ‘갑’의 지위를 활용한 낙하산 인사에 유착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25일 수출입은행이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수출입은행 퇴직자 9명이 수출입은행과 거래관계에 있는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SPP조선, STX중공업의 사내이사나 사외이사 또는 감사로 재취업을 했다.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SPP조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조선사로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이기도 하다.

수출입은행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간 뒤 해당 기업의 여신은 급격히 늘었다.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2005년 여신 잔액이 480억원에 불과했지만 수출입은행 이사 출신 김모씨를 부사장(이후 재무총괄 사장 역임)으로 영입한 이후 2012년 2조6,000억원으로 7년간 약 55배가 늘었다. 이밖에 2008년, 2013년, 2014년에 각각 수출입은행 출신이 사내이사와 감사, 사외이사로 재취업했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은 경영난을 겪다가 2010년에 자율협약 조선사가 됐고 이후 경영이 더욱 악화해 현재 법정관리 또는 위탁경영이 유력하다.

대선조선 역시 수출입은행에서 빌린 돈이 2005년 548억원에서 10년 만에 10배 가까이(4,848억원) 늘었다. 이 회사에도 2012년 1명, 2014년 2명의 수출입은행 퇴직자가 각각 감사와 이사들로 재취업했다. 2013년 수출입은행 퇴직자가 감사로 들어간 SPP조선은 현재 여신 잔액이 9,435억원으로 2007년(1,100억원)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었다.

더구나 재취업자 대부분은 선박금융, 플랜트금융, 여신 부서 등 조선사들과의 거래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서 근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낙하산들이 단순히 ‘보험’ 성격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은행 현직에 있으면서 업무적으로 유착 관계가 있다가 재취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이미 모뉴엘 사건에서 수출입은행 직원 2명이 로비를 받은 것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의 퇴직자가 재취업한 거래기업의 여신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 역시 국민들은 로비로 여길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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