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ㆍ전문가 전망 등도 엇갈려
그렉시트 우려에 하루 멀다 급변
5일 치러질 국민투표를 앞두고 그리스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알렉스 치프라스 총리 등이 직접 나서 국민들에게 반대할 것을 설득하면서 당초 찬성이 우세했던 구도가 혼돈 양상으로 뒤바뀌며 투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1일 긴급연설을 통해 “국제 채권단 제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오는 5일 시행하겠다”며 “반대표를 던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투표 발표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더 나은 제안을 받았다”며 국민투표에 반대해야 그리스 정부의 교섭력이 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려가 극에 달한 그리스인들의 마음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일 여론조사기관 GPO가 그리스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한 결과 ‘찬성’의견이 47.1%, ‘반대’가 43.2%로, 찬성이 4%포인트 가량 앞섰다. 하지만 같은 날 그리스 일간 에피메리아톤신탁톤이 발표한 프로라타의 여론조사 결과(1,200명 대상)는 ‘반대’가 54%, ‘찬성’이 33%로, 반대 의견이 21%포인트나 높게 나왔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2일 로이터에 따르면 월가의 ‘큰 손’ 투자자 21명 중 15명이 그리스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결론 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펀드의 글로벌 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켈리는 “현재 그리스 국민은 매우 긴장해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방안이 거부되면 파국이 초래될 것이며 시간이 갈수록 일은 더 꼬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코노미스트 정보분석팀은 투표 결과 반대가 다수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찬반 결과가 조사마다 뒤바뀌는 배경에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국민투표 실시가 결정된 이후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이전 45%에서 60%로 높였고, 이코노미스트 역시 그렉시트 가능성을 60%로 상향 조정했다.
민심을 읽은 그리스 정부는 협상안 거부가 유럽연합(EU) 탈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긴급연설에서 “국민투표가 반대로 결정되면 EU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거짓”이라고 밝혔고,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도 블로그를 통해 “EU 내 그리스 지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그리스 정부의 조치도 민심을 뒤흔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은행 영업중지 등 자본 통제 조치가 내려진 28일 이전 프로리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반대 57%, 찬성 30% 였으나 이날 이후에는 반대 46%, 찬성 3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투자책임자는 로이터에 “그리스 사람들이 현금입출금기 앞에 줄을 서며 ‘찬성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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