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및 시민단체 20여개로 구성된 공영방송이사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가 새로 선임될 예정인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실질적인 추천 권한은 없지만 더 이상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공추위는 13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 이사회(11명)의 신임 이사 후보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장주영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한상혁 변호사 등 11명을 발표했다. MBC 방문진 이사(9명) 후보로도 김인숙 여성민우회 이사, 현 방문진 이사인 최강욱 변호사 등 5명을 내세웠다.
공추위는 “공영방송의 무너진 독립성과 자율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권력독점형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제도의 개선은 필수적”이라며 6월부터 세 차례의 후보 심사를 거쳐 이번에 후보자를 발표했다. 낙하산 논란으로 얼룩진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을 바로잡기 위해 적합한 인사를 시민사회에서 직접 추천하고, 공정한 심사기준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일이다. 공추위는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 선정 기준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철학 ▦공영방송 보도의 공정성 및 제반 프로그램의 공적 미적 윤리적 기준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 ▦공공부문 업무 경력 및 기여도 등 8개 항목을 제시했다.
언론노조의 김환균 위원장은 이날 “공영방송 정상화를 더는 미룰 수 없는 만큼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사회적 책무를 실현할 이사들을 선발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공추위가 제안한 평가 요소와 기준 및 후보자 검증 결과와 추천의견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방통위는 14일 후보 공모를 마감하고, 이달 말 전체회의를 거쳐 KBS 이사 추천(임명은 대통령) 및 방문진 이사를 임명한다. 공추위는 1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해 부적격 후보자 검증 및 퇴출 투쟁에 들어갈 방침이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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