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IT교육봉사 열기 '후끈'
16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국립산업대 강의장. 스무살 안팎의 젊은이 10여명이 레고 로봇 프로그래밍 강의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이어 로봇이 강의실 바닥에 설치한 라인을 따라 움직이자 연신 탄성을 질렀다. 비슷한 시간 하노이 기술무역전문대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섭씨 36도의 폭염에 에어컨조차 없는 강의실이었지만 ‘젊은 사제’들의 열의는 꺾일 줄 몰랐다.
코리아텍(총장 김기영) 재학생 48명이 지난 5일부터 4주 일정으로 베트남을 찾아 정성을쏟고 있는 IT교육 봉사활동이 환호를 받고 있다. 정보격차 해소와 더불어 한-베트남 청년들의 희망도 공유하는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한 ‘월드프렌즈 IT봉사단’일원으로 참여한 코리아텍 재학생들은 하노이 국립산업대와 기술무역전문대에서 IT를 비롯해 ▦이러닝 매체 제작 ▦로봇 ▦기초과학 ▦한국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두 대학의 IT관련 교육과정은 엑셀 프로그램이 전부다. 코리아텍 학생들은 포토샵, 파워포인트, 이러닝 매체 제작 등 베트남 학생들이 접하지 못한 분야의 강의에 주력했다. 특히 K-POP 가수들의 인기도를 엑셀과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강좌를 여는 등 색다른 흥미도 유도했다.
하노이 국립산업대 IT학과 민(19) 학생은 “로봇 기술자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노이 기술무역전문대 탐(19ㆍ여) 학생은 “K-POP뿐 아니라 불국사, 거북선 등 여러 한국 유적지와 국보를 종이로 조립하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게 됐다”며 “코리아텍 언니와 오빠 대학생들을 통해 기본적인 예의범절 등도 배우게 돼 매우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현(메카트로닉스공학부 2학년) 씨는 “로봇의 원리 등 강의가 쉽지 않았지만 점차 흥미를 갖고 몰입하는 베트남 친구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며 “전공수업을 들으며 배운 지식과 기술을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전수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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