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유년 할머니가 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추세츠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9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2007년부터 양아들이 있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투병해 오다 최근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폐와 심장에 물이 차는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고 올해 들어 4차례나 응급실에 입원했다. 숨지기 2주 전부터는 아들 집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922년 경남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41년 일본군 간호원으로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꾐에 넘어가 한국 여성 6명과 함께 일중국 광동 지역으로 동원돼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 받았다. 이후 싱가포르로 강제이송 됐다가 광복 뒤에야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박 할머니는 평생을 부산과 경기 파주에서 산나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다 8년 전 양아들이 생활하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해는 12일 미국 유족 자택 근처 공원에 안장된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7명으로 줄었다. 김동희 정대협 사무총장은 “올 들어서만 여덟 분이 돌아가시는 등 위안부 생존 피해자들이 빠른 속도 줄고 있다”며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도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들의 명예를 하루빨리 되찾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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