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정부 2015’(Government at a Glance 2015)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4%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41개국 가운데 26위로 OECD 평균인 41.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국가별로 국민 1,000명에게 ‘국가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느냐’고 묻고, ‘예’ 또는 ‘아니오’라는 답을 받아 집계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의 신뢰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로 75%가 정부를 믿는다고 응답을 했다. 인도(73%), 노르웨이(70%)가 2, 3위로 뒤를 이었으며, 인도네시아(65%)와 터키(53%) 등이 상위권에 속했다. 한국보다 정부 신뢰도가 낮은 국가에는 이탈리아(31%), 포르투갈(23%), 스페인(21%), 그리스(19%) 등 ‘PIGS’로 불리는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이 있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의 정부 신뢰도가 2007년에 비해 10%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독일(+25%P), 일본(+15%P)에 비해 상승 폭은 크지 않았지만, 그리스(-19%P)와 스페인(-27%P)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OECD 회원국의 정부 신뢰도 평균도 2007년 45.2%에서 2014년 41.8%로 3.3%포인트 떨어졌다. 보고서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OECD 각국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국민들은 특히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이 깊었다. 2013년을 기준으로 신뢰도가 27%에 그쳐 조사대상 42개국 가운데 거의 밑바닥인 39위에 위치했다. OECD 회원국의 평균은 54%로 집계됐으며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신뢰도는 각각 83%에 달했다. 반면 한국보다 사법제도 신뢰도가 낮은 국가는 콜롬비아(26%ㆍ2014년), 칠레(19%ㆍ2013년), 우크라이나(12%ㆍ2014년) 등 3개국에 불과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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