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연중 태극기 달기 캠페인
경기 구리선 독립 만세 운동 재현
일각선 "의도적 연출… 권위적 느낌"
“태극기 휘날리며 광복 70주년의 뜻깊은 의미를 새겨보세요.”
해마다 광복절이 다가오면 지자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열기 마련이지만, 70주년이라는 숫자가 상징성이 아무래도 남다르다. 올해는 지자체에서 예년에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광복절 행사들을 마련, 관심을 끌고 있다. 광복절 전날인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전례없는 파격적 결정에 광복절 특수마저 기대된다.
가장 두드러진 풍경은 대형 태극기를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 10㎞ 구간 세종대로의 초고층 건물 30곳 외벽에는 대형 태극기나 ‘광복절 70주년’경축 문구가 내걸려 있어 시선을 끈다. 이달 1일부터는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외벽에 가로 35m, 세로 23.3m 크기 태극기가 걸렸다.
서울 마포구청 건물 외벽에도 가로 12m, 세로 8m에 달하는 대형 태극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 구청 광장 및 청사 로비에 100여개의 태극기 나무가 펄럭이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대형 태극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는 지난 8일 경기도청사 신관 전면에 가로 6.5m×세로 12.3m 크기의 대형태극기 2기를 게양하고 태극기 달기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12일에는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평화의 언덕’에 가로 30m, 세로 20m 크기의 대형태극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인천시도 시청사와 G타워, 계양구청 등 10여곳에 대형 가로 10m 크기 등의 대형 태극기를 설치했으며, 종합문화예술회관, 수봉공원, 영흥대교 등에는 태극기 거리를 조성한다.
범 국민적 태극기 사랑운동도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대구, 경북 경주시는 태극기 무료 기증운동을 전개해 2,500여개 태극기를 아파트단지 및 각 기관에 배포했다. 서울 마포구는 13일 태극기 500여개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 펼친다. 인천시도 광복절인 15일까지 태극기 집중 게양기간으로 정하고 공무원 가정에 태극기를 달도록 하는 한편 지역별로 아파트를 선정해 연중 태극기 달기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와 애국지사의 벽화도 눈길을 끈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에는 독립투사 15인을 100m 길이의 형무소 벽면에 시각화해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또 서울시는 세종대로쪽 신청사 외벽을 백범 김구 선생이 서명문 태극기를 들고 있는 이미지로 꾸며 6일부터 공개중이다.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도 적지 않다. 부산에서는 1945년 해방을 맞아 해외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재현한 ‘해방귀국선 재현 환영행사’가 14일 펼쳐진다. 100여명이 참석해 부산 남구 용호동 백운포에서 귀국선 10대에 나눠 타고 부산항 남항에 도착해 환영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경기 구리시도 14일 장자공원에서 광복 70주년 맞이 대한독립 만세 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갖는다. 강원 원주지역 시민사회ㆍ종교 단체는 15일 오후 2시 시청공원에서 평화소녀상을 제막한다. 1,000여명의 시민이 모금 운동을 통해 건립한 원주 평화의 소녀상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 침략전쟁 당시 끌려갔을 당시 한복 입은 소녀의 모습으로 제작됐다.
경북과 경남, 부산, 대구 등 역사유적지와 관광지도 광복절 연휴기간 무료 개방되거나 할인 요금을 받는다. 또한 14일 임시공휴일에는 출퇴근 버스전용차로 구간 외에 무인카메라를 통해 365일 24시간 단속하는 전일제 구간도 단속을 일시 중단한다.
반면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태극기 바람이 인위적이고 의도된 분위기 연출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거리 곳곳의 큰 건물의 경우 대부분 태극기를 게양하거나 전면에 붙여 놓았는데 그리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면서 “의도적으로 태극기를 잔뜩 걸어 놓은 거리는 권위적인 시대로 다시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라고 일침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ㆍ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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