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입금 내역 등 확인했다"
동해 표기 고지도 등 사료의 관리 부실 논란(기사보기▶ 독도 古지도가 썩어간다)에 휩싸인 경희대가 해당 유물 등 26만여 점을 기증ㆍ기탁한 김혜정(69ㆍ여) 혜정박물관장에 대해 보복성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관장은 1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기증한 고지도 훼손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던 나를 몰아내기 위해 대학 측이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지난해 박물관의 한 직원이 저지른 횡령을 내가 한처럼 누명을 씌우고, 학교로부터 돌려받기로 하고 사재를 털어 유물을 구입했는데도 마치 내가 이득을 챙긴 것인양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해당 직원을 해임한 뒤 되돌려 받은 횡령액 800만원을 다른 직원이 회계처리를 위해 잠시 내 계좌에 보관했던 것을 내가 횡령한 것처럼 몰고 있다”며 “수천억 원대 유물을 기증한 사람이 단돈 몇백만 원에 눈이 멀었다고 하니 원통하다”고 하소연했다.
기증한 사료를 대학에 판 것처럼 해 이득을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학교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비 2억여원을 우선 들여 일본의 첫 천문도(1677년)를 산 뒤 구입비를 연차적으로 되돌려 받은 것”이라며 “2011년 당시 이를 승인한 부총장 서명이 담긴 문서도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이 구입한 일본 천문도는 우리나라의 ‘천상열차분야지도(1395)’를 토대로 280여년 뒤 그린 것이어서 선조들의 우수성을 방증하는 사료다.
하지만 경희대 관계자는 “해당 횡령액이 김 관장의 개인 계좌로 입금된 내역 등이 확인됐다”며 “기증 유물 등을 두고 조건 없이 대학에서 물러난다면 징계하지 않겠다는 게 대학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교원인사위원회를 연 대학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관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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