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지킬 것"… 연기자 50명 달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화력도발 이후 전방부대 병사들의 전역 연기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도발위협이 고조될수록 국군 장병들의 분노 및 애국심과 함께 우리 군의 일전불사 의지도 최대치로 향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전역은 연기한 장병은 24일 현재까지 약50명에 달한다. 육군 3사단 조민수(22) 병장의 경우 이미 취업에 성공해 25일 전역하고 9월부터 첫 출근할 예정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조 병장은 “북한군의 가장 두려워하는 백골부대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크다”며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는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백골부대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3사단은 휴전 이후 39회에 달하는 북한군의 침투와 도발을 모두 완전작전으로 종결한 부대로, 1973년 적의 도발에 즉각 포격으로 응전해 GP(경계초소)를 초토화시키는 공을 세우기도 했다.
육군 7사단 전문균ㆍ주찬준 병장은 22살 동갑내기로 25일 전역한 뒤 26일부터 먼저 전역한 선임들과 제주도로 기념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항공권 예약까지 마쳤지만 계획을 취소했다. 전 병장은 “국가 위기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주 병장도 “전역 연기를 결정하면서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며 “대한민국 최전방을 수호해왔다는 자부심으로 끝까지 싸우며 한몫 다할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육군은 “훈련에 동참하거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전역을 미루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북한군과의 교전이 임박한 상황에서 많은 병사들이 자진해 전역을 연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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