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시간 협상 끝 6개항 합의
北 준전시 상태 해제키로
이산상봉 실무회담 내달초 개최
유감표현 수위가 막판 쟁점
이견 불구 대화로 문제 해결 공감
남과 북이 장장 40여 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고위급 접촉을 마치고 6개항의 합의 사항을 도출했다.
남북 2+2 고위급 접촉에 참여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새벽 남북 공동보도문을 통해 양측이 합의한 6개항을 발표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로 부상을 당한 남측 장병들에게 유감의 뜻을 밝히고 최근 발효한 준전시상태를 해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남측은 25일 12시를 기해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방송을 중단키로 했다.
이와함께 남북 양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서울 또는 평양에서 당국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 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회담을 9월초에 개최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앞서 남북은 25일 0시55분 2+2 고위급접촉을 종료했다. 이로써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된 남북 협상은 약 80여 시간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최고위급 접촉인 이번 협상에는 남측에서 김관진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난 주말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에서 연이틀 밤을 새워 논의했고 현재 합의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혀 합의 도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접촉이 밤늦게까지 이어지면서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관련 유감 표현 수위가 핵심 쟁점인 것으로 관측됐다.
24일 접촉에서도 남측 대표단은 북한의 목함지뢰ㆍ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비서 등 북측 대표단은 북한의 소행을 부인한 채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만 줄기차게 주문하면서 양측이 내내 평행선을 달렸다. 북측은 특히 “우리가 사과하러 내려온 게 아니다. 사과할 수도 없다”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대표단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데 공감한 끝에 극적 타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은 수차례 합의문 초안을 수정한 끝에 24일 정오께 북한의 DMZ 지뢰도발에 대한 사과 혹은 유감 표명과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놓고 접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협상에서는 남북이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 이외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5ㆍ24 조치 해제ㆍ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여러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합의 도출을 위해 다각적 협상을 벌였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부 당국자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남북 양측의 인식 차가 좁혀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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