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기대' 무리…'탐색대화' 계기 활용가능성
北 '성실이행' 주시…10·10일 도발여부도 가늠자
남북이 고위급접촉을 통해 군사적 충돌을 극적으로 피한 것에 더해 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함으로써 남북관계 환경변화 가능성과 이를 통한 북핵 문제의 모멘텀 조성이라는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은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무박 4일' 간의 마라톤협상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과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고,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 쌍방간 현안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당국간 회담에서 북핵과 관련해 당장의 기대를 하기는 적지 않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2008년 이후 올스톱된 상황에서 이번 남북 간 합의를 토대로 기대되는 남북관계 개선환경에서 북핵 모멘텀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다각도로 모색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 당국간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다른 남북간 현안과 함께 북핵 문제를 직접 꺼낼 수 있고, 남북관계가 다소 호전될 기미가 보이면 우리 정부는 미국 등과 북측을 상대로 탐색적 대화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다.
북한을 제외한 우리 정부와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일정한 조건에 사실상 합의하고 이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한 이른바 '탐색적 대화'를 타진해왔지만 북측은 그동안 일절 응하지 않았다.
남북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 궤도에 오르면 우리 정부의 외교적 공간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북측이 변화된 전략적 사고를 할 것이냐의 문제다.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 단순히 아킬레스건으로 여기는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을 얻어내기 위한 '미끼'에 불과한 것인지, 전략적 사고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대외환경 변화에 나설 의지를 엿보인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앞으로 남북간 대화 과정에서 북측이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에 따라 의도가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합의가 북측의 전략적 결정인지 상황 모면을 위한 전술적 행보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계기 인공위성을 가장한 북측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여부도 중요한 판단 잣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간 합의 분위기를 살려가고 북핵 문제의 모멘텀 조성을 위해서도 남북 당국간 회담을 통해서는 물론, 국제사회를 상대로 북측의 전략적 도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날 새벽 남북간 극적 합의 직후 미국은 물론 중국 등 주요국과 유엔 등에 합의 내용을 즉각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합의가 도출되고 발표 직전에 미·중 등 국가와 유엔에 (합의 내용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고 확인했다.
정부의 이런 발빠른 행보는 선순환적 환경조성을 위한 적극적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조만간 미측과 고위급 채널을 가동해 향후 대북정책 기조를 긴밀히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 달 3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 기념행사 참석계기에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및 북한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적극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정부는 북한에 상주 공관을 둔 주한공관 모임(평화클럽)과 남북한 겸임 공관 모임(한반도클럽) 등을 포함한 주한 외교단에 이번 합의 내용을 설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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