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최고위급서 논의하자" 남측 인사에 언급 說
정부는 "말할 단계 아니다" 신중
고위급 협상 타결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회담이 남북 충돌 국면을 해소하는데 머물지 않고 당국 회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음 수순은 최고위급 즉 정상회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북한은 남북 2+2 고위급 접촉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전향적 태도를 보였고, 남북은 특히 당국 간 대화 채널 복원ㆍ민간교류 활성화 등 협력 강화 방안들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되면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직접 만나자는 통 큰 결단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핵 문제와 5ㆍ24 대북 제재조치, 금강산 재개 문제 등 어려운 현안들은 박 대통령과 김정은이 담판을 지어야 풀릴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논의됐는지에 대해 “그 분야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가까스로 풀리기 시작한 남북관계를 치밀하게 관리해 나가야 하는 만큼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것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 박 대통령과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들이 벌인 첫 번째 협상이 타결로 이어진 것 자체가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을 닦은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협상장 주변에서 마주친 우리측 인사들에게 “최고위급끼리 만나 논의합세다”라는 말을 던졌다는 얘기가 돈 것은 예사롭지 않다. 김 비서의 언급은 남북 최고 지도자들 간의 정상회담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 올해 연두 기자회견에서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고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도 그런 데에 도움이 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한 차례 씩 열렸고,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이명박정부에서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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