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일반고 고교생은 하루 12시간 이상 학교에 머무르고 수면시간은 6시간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인권단체‘아수나로’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6월 한 달간 초등학교 4학년부터 전국 고3까지 6,261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온ㆍ오프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일반고 학생 중 오후 6시 이후에 하교하는 학생이 전체 72.6%에 달했고, 10명 중 4명(41.3%)은 밤 10시가 넘어 하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서울 등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오전 9시 등교는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일반고 학생 35.5%는 8시 이전에 등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등하교 시간을 기준으로 일반고 학생은 12시간 1분 학교에 머물러 하루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성화고 학생은 10시간 4분을 학교에 머무르며,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6시간 20분, 8시간 3분을 학교에서 보낸다고 응답했다. 일반고 학생 과반인 56.9%는 학습 시간과 학습량이 과도하다고 체감했다. 이들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학습시간은 평균 7시간 13분이었다.
조사 대상의 거의 대부분인 96.6%에 달하는 일반고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야자)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고, 이중 40.2%는 야자 참여가 강제적이라고 답했다. 일반고 학생 70.7%는 아침자율학습도 하고 있었다. 주말에도 보충학습이나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는 일반고 학생은 67.3%였으며 이 중 28.9%는 ‘강제적’이라고 답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학교의 급이 낮을수록 높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85.7%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75.9%, 64.4%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주당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은 초등학생이 11시간 35분, 중학생이 11시간 52분, 일반고 학생이 7시간 1분이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시켜서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는 비중이 가장 높았고,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성적과 경쟁압박 때문에’, ‘학교 수업이 어려워서’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길고 많은 학습시간과 학습량 때문에 학생들은 수면 및 휴식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일반고 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50분으로 만성 수면부족 상태로 분석됐다. 이들이 원하는 수면시간은 평균 7시간 38분으로 실제 수면시간은 2시간 가까이 부족했다. 실제 응답학생의 82.7%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일반고 학생의 평일 중 자유시간은 1시간 53분에 불과했고, 이들 중 72.8%는 쉬고 있을 때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답했다.
일반고 학생 3명 중 1명(33.9%)은 성적에 따라 교사의 편애와 모욕, 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대학입시에 가까운 시기일수록 학교에서 성적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는 탓으로 풀이된다.
아수나로 측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매우 심각하며 성적을 내야 하고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과 이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하다”며 ▦학교수업량 및 수업시수, 교육과정 축소 ▦충분한 방학일수 보장 ▦강제학습 금지 ▦과잉학습으로 몰아넣는 교육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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