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뺑뺑이' 없애고 직진화
트램 등 도시철도 건설 검토
#서울에서 승용차로 울산출장이 잦은 회사원 박모(37)씨는 울산에 올 때마다 서울에는 없는 로터리가 영 편치 않다. 차량이 ‘뺑뺑이’를 돌면서 제 갈 길을 찾는 로터리는 입구나 중간에서 신호를 대기해야 해 통과시간이 더디고, 대형 트럭과 좁은 로터리 구간 차선을 돌다 보면 아찔한 순간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교통 패러다임이 머잖아 바뀔 전망이다. 공업탑로터리 등 차량이 뺑뺑이를 도는 3곳의 로터리에 지하차도 등을 건설해 직진시스템을 만들고, 지하철이 없는 울산에 트램이나 경전철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물론 현재는 검토단계지만 오는 2030년 인구 150만을 바라보는 도시 거대화와 함께 앞으로 1~2년 안에 구체적인 추진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시는 우선 공업탑ㆍ신복ㆍ태화 로터리 등 도심 로터리를 직진시스템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차량이 회전하는 로터리 교통체계는 차량이 통과하는데 이중적 교통신호 등으로 소요시간이 길고, 덤프나 레미콘 등 대형트럭이 로터리 곡선구간을 승용차 등과 교행을 해야 해 넓은 차축과 회전반경 등으로 교통사고 위험이 엄청 높기 때문이다.
울산경찰청도 이 같은 부작용을 중시하고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 서범수 울산경찰청장은 울산시가 최근 로터리 교통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 등을 협의해온 데 대해 ‘(로터리를) 없애야 한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터리를 직진시스템으로 개선할 경우 현재 공업탑로터리의 경우 공업탑을 철거해야 해 산업수도 ‘울산의 상징’ 훼손에 대한 시민반발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전설치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직진시스템의 교통소통을 원활하기 위해 로터리 간선도로(축)에는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터리 교통체계는 체증을 유발,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는 이미 1980년대에 사라진 유물이다. 때문에 비교적 교통난이 덜한 탓도 있지만, 아직 울산의 교통체계가 선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의 경우 서면로터리 중앙에 있던 아치형 탑이 당시 부산의 상징(랜드마크)이었지만 이설하지 않고 철거수순을 밟았다.
시는 또 현재 추진중인 동해남부선 전철복선화와 관련, 동해남부선과 언양 KTX 울산역을 잇는 도시철도 건설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동해남부선이 울산의 동ㆍ북부로 편중 통과해 도심을 관통하는 부산과 달리 도시철도 역할을 할 수가 없어 동해남부선과 KTX를 연결해 도심을 통과하게 한다는 것이다. 노선은 동해남부선 태화강역에서 출발해 번영로, 삼산동을 거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울산시청은 노선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산구간 동해남부선전철복선화는 도시철도역할을 못해 지자체가 30%가량의 공사비를 부담하는 광역철도 개념이 아니라 전액 국비 부담의 일반철로로 시공되고 있다.
시는 이 노선을 지하철로 건설할 경우 ㎞당 건설비가 1,000억~1,200억원이나 들어 지상, 즉 도로 중앙차선을 주로 이용하면서 교통친화적인 트램 방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램은 건설비가 지하철의 절반 정도인 ㎞당 500억~600억원 정도다.
시는 교통분담률이 승용차(39.8%, 지난해 기준)에 비해서는 낮지만 민영 버스(17.1%)와 택시(11.55%)가 많은 울산의 경우 만일의 파업 등에 대비해서라도 공공기관이 운영해 파업에서 자유스런 트램 등 도시철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로터리 교통체계 개선방안이나 도시철도 건설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추진계획 수립 등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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