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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 잦으면 전립선염? 몸 속 아연 결핍으로 발병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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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 잦으면 전립선염? 몸 속 아연 결핍으로 발병 가능성

입력
2015.09.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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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상담을 하면서 흔히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제가 자위를 너무 자주하는 편인가요?” 또는 “내 나이에 부부관계는 얼마나 자주하는 것이 좋은가요?”라는 게 그것입니다. 전립선과 아연의 관계를 통해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건전지나 동전을 만드는데 쓰이는 아연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다는 건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아연은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 참여하는 수많은 효소의 중요한 성분이 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그런데 전립선과 아연의 관계는 매우 특별합니다. 전립선세포는 혈관 속에 녹아있는 아연을 흡수해서 저장하고 정액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조직과 비교해서 전립선에는 약 200배 이상, 정액에는 600배 이상 아연이 농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인체의 모든 현상은 예외 없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전립선은 왜 이렇게 열심히 아연을 찾아 모으는 걸까요?

아연은 매우 강력한 항균작용을 갖습니다. 전립선에 농축된 아연은 요도를 통해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어합니다. 전립선을 사이로 바깥쪽 요도에는 정상적으로 세균이 살지만, 안쪽 방광은 무균 지대라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연은 여성의 질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세균들로부터 정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아연이 부족해지면 전립선이 세균감염에 취약해지고 나아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전립선세포가 아연을 흡수하는 기능이 약하거나, 잦은 사정으로 소비가 지나치게 많거나, 반대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양이 부족하면 문제가 됩니다. 세균성전립선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으면 우선 아연 결핍이 원인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연은 전립선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혈액검사나 모발검사로 아연 결핍 여부를 알 수 있고, 다양한 경구용제나 정맥주사제도 개발되어 있어서 세균성전립선염 치료에 유용하게 이용됩니다. 실제로 재발성 세균성전립선염 환자에서 아연 결핍을 진단하고 아연보충요법으로 해결된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너무 빈번한 방사는 아연 결핍으로 이어져 전립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잦은 부부관계 후에는 음식을 통해 아연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연은 해조류, 견과류, 치즈, 육류 등에 풍부하고 특히 굴은 최고의 음식입니다.

아연과 철은 인체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대표적인 무기질입니다. 철분은 적혈구의 주성분으로 월경을 하는 여성에서 결핍이 흔하고 빈혈의 원인이 됩니다. 아연은 정액의 주성분으로 사정의 빈도에 따라 결핍이 생길 수 있고 세균성전립선염의 원인이 됩니다. 오래전 유행가 제목에 대입한다면 “남자는 아연, 여자는 철분”입니다. 다만 철분은 ‘항구’처럼 그 소비가 일정한 반면에 아연은 ‘배’처럼 개인적인 차이가 커서 더욱 관심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박문수 선릉탑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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