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정권 수립 67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북중관계 발전을 다짐하는 축전을 보냈다. 하지만 북한은 시 주석 축전을 러시아, 쿠바 정상 축전과 달리 노동신문 2면에 배치하는 등 중국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부가 8일 김정은 제1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 북한 지도부에게 축전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새로운 정세 하에 우리들은 조선측과 함께 중조(중북)관계의 장기적이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고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관계를 끊임 없이 공고히 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적극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특히 “중조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있으며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이 친히 마련하고 키워주신 쌍방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북중관계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는 매년 북한 정권 수립일을 맞아 축전을 보내왔고 올해는 ‘중조관계의 장기적이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추동’ 대목이 새롭게 들어간 게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축전은 신문 1면에 배치하고 시 주석의 축전만 2면으로 뺐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과 한중 정상회담 등으로 한중관계가 가까워지고, 북중관계는 김정은 집권 후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측면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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