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이래 한번도 종합감사 안 받아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 사립대를 포함, 전국 사립대 중 설립 이후 한 번도 교육부 감사를 받지 않은 곳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이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립대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 자료를 토대로 낸‘사립대학 감사제도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체 사립대학 및 사립전문대학의 44.5%(125개교)가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교육부의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별로는 4년제 대학이 44.7%(68개교), 전문대가 44.2%(57개교)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종합감사는 회계ㆍ교직원 인사ㆍ입시ㆍ학사ㆍ시설관리와 법인 운영 등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국ㆍ공립대는 3년에 한번씩 종합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가 2004년 도입한 사립대 회계감사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감사대상인 4년제 사립대 152개교 중 34.2%(52개교), 전문대 148개교 가운데 25.6%(33개교)가 지금껏 한 번도 회계 감사를 받지 않았다. 또한 진행된 전체 감사 횟수의 약 40%가 입학정원 1,000명 미만인 소규모 대학이었다. 종합감사와 회계감사 모두 받지 않은 사립대에는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들이 포함돼 있다.
사립대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 감독 소홀은‘교육부 감사규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이 규정의 근거인 사립학교법 31조는“교육부 장관은 필요하면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증명서 등에 대해 감리할 수 있다”고 돼있지만 교육당국은 인원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종합감사를 소홀히 하고 있다. 정진후 의원은 “ 사립대 종합감사를 정례화 하고 그간 종합감사에서 빠진 사립대와 각종 비리에 연루된 대학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도 “사립대학은 전체 예산의 70~80%를 등록금과 정부 지원으로 충당하는 교육기관인 만큼 교육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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