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가 역할 제대로 못해" 공감
중도 성향 신당론 다시 꿈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9일 전격회동을 갖고 야권 재편 방향을 논의했다. 천 의원이 이 자리에서 안 의원에게 신당합당을 요청함에 따라 야권 재편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천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가 동석자 없이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두 의원의 회동은 천 의원이 여의도에 입성한 지 한 달여 만인 5월말 티타임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 자리에서 두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이들은 특히 혁신위 활동에 대해 “이대로는 안 된다”, “(혁신안이 중앙위원회를 통과해도) 당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다시 얻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권 재편의 방법론에서는 해법이 달랐다. 안 의원은 “(야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천 의원의 역할이 있다”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천 의원이 신당이 아니라) 새정치연합과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은 (제1야당으로) 가망이 없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신당 창당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도리어 안 의원에게 신당합류를 요청했다.
안 의원이 최근 혁신위 활동을 두고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는 가운데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천 의원과 전격 회동하면서 당 안팎에서 중도성향 신당론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물론 안 의원 측은 “탈당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천 의원과의 추가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약속은 안 했지만 필요에 따라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다양한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뒀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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