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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으로 오해 마시길… 3년간 2만4000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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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으로 오해 마시길… 3년간 2만4000명 채용"

입력
2015.09.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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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롯데 돈으로 호텔롯데 짓고

한국롯데에 지속적으로 투자

지금의 지배구조 형성된 원인

포스코·신한금융·삼성전자 등

외국인 지분율 50% 넘어

국적 논란가 국부 유출 비판 지나쳐

올해 사상 최대 7조5000억 투자

베트남·러시아 등 시장 확대

경제 발전에 앞장 설 것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롯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사태가 벌어진 지 최근 2개월을 넘겼다. 신동빈 회장의 우세로 일단락 됐지만 후폭풍이 아직도 남아 있다. 사태를 겪으며 드러내고 싶지 않은 롯데의 민낯을 고스란히 노출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말을 하지 못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부 지상파 방송과 일본어로 인터뷰하는 바람에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은 치명적이었다. 국내에서 번 돈을 모두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계열사들이 가져가며 국부를 유출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그 바람에 반 롯데 정서 확산과 함께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져 일부 계열사는 매출 감소라는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후 롯데는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변화의 바람을 이끌고 있는 그룹 대외협력단장인 소진세(65) 사장을 만나 롯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들어 봤다.

“정부 권유로 호텔롯데 지으며 일본 롯데 이익 가져와 투자”

“지난 2개월간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롯데는 진정성을 갖고 국민과 소통하며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받으니 40년간 이곳에서 일한 ‘롯데맨’으로서 누구보다 가슴이 아프다.”

사과로 입을 뗀 소 사장은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장, 롯데슈퍼와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대표를 역임한 롯데 역사의 산증인이다. 소 사장처럼 롯데에서 평생을 일한 사람들에게 가장 타격이었던 것은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다.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 투자기업(외투기업)이다보니 이 같은 오해를 부채질했다. 외투기업은 해외투자 유치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8년 제정된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라 외국인 투자액이 1억원 이상이고 외국인 의결 주식 지분이 10%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소 사장은 “롯데그룹이 일본 계열사 투자를 받은 것은 맞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롯데의 수익을 조국에 환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한국롯데를 설립했다”며 “1967년 정부가 재일동포의 모국 투자유치를 추진하면서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정부 권유로 호텔롯데를 건립하기 위해 신 회장이 일본 롯데계열사에서 4,800만달러를 모아 들여와 자연스럽게 일본 계열사들이 호텔롯데의 주주가 됐다는 설명이다. 소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지속적으로 일본롯데의 이익을 한국 롯데에 투자하고 환원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지배구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지금은 1만개 이상 대기업 계열사가 외투기업으로 등록됐을 만큼 외국인 투자 확대는 상당히 보편적 현상이다. 삼성전자(51%), 포스코(53.67%), 신한금융(66%) 등은 모두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이다. 이 때문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도 “호텔롯데는 외투기업으로 등록된 상당수 대기업 계열사들과 다를 바 없다”며 “여기에 국적 논란과 혜택을 받은 외국기업이라는 비판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롯데 계열사에 지급된 배당금도 국부 유출로 지목돼 논란이 일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소 사장은 당시 하지 못한 말을 털어 놓았다. 그는 “2005년부터 호텔롯데가 일본 계열사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며 “일본 국세청이 일본롯데에 투자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문제 삼아서 어쩔 수 없이 차입금의 1% 수준에서 배당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 계열사에 배당된 금액은 약 341억원으로, 롯데그룹 전체 영업이익 3조2,000억원의 약 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롯데는 일본롯데보다 매출이 17배 이상 크고, 자산규모도 93조원으로 20배 크다. 지난해 국내 재계 5위 그룹으로서 7,000억원대 법인세를 냈다. 소 사장은 “그만큼 국내 경제 기여도가 큰 기업”이라며 “창립이래 한 번도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을 맡고 있는 소진세 사장은 "롯데는 해외 20여개국에서 6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을 맡고 있는 소진세 사장은 "롯데는 해외 20여개국에서 6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올해 7조5,000억원 투자해 고용과 시장 늘려“

롯데는 올해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투자와 채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는 현재 5개 사업군 81개 계열사에서 9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사까지 합쳐 3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소 사장은 “롯데는 채용을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 생각한다”며 “올해 1만5,800명을 고용했으며 2018년까지 청년 2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지난해 5조7,0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 사상 최대인 7조5,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소 사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북미 지역으로도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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