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전 실시 기정사실화
비주류는 필사적 저지 나서
천정배, 20일 창당 선언 예정
우여곡절 끝에 혁신안을 통과시킨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문제로 또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문 대표는 추석 이전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비주류는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20일 신당창당을 선언할 예정이어서 새정치연합의 내우외환은 심화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추석 이전 재신임 투표 결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 대표 측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신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추석 이전 재신임 투표를 기정사실화했다. 문 대표 측은 20일이나 21일 투표를 개시해 23일이나 24일쯤 결과를 공개하는 시간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주류 측에서는 혁신안에 이어 재신임마저 통과될 경우 입지 축소를 우려해 필사적인 저지에 나섰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미래지향적인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재신임 투표를 반대했다. 문희상 이석현 박병석 의원 등 3선 이상 의원 15명은 이날 회동을 갖고 문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를 취소하고 당내 통합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권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13년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중앙위의 혁신안 통과를 ‘동원 가능한 조직화된 세력에 의한 힘 과시’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 명예교수는 이날 창당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주최의 심포지엄에 사회자로 나와 “당의 행태에 실망하며 떠날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의 수많은 눈을 깊게 헤아리지 않으면 당이 보여준 세과시는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재신임 투표가 진행된다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재신임을 받더라도 문 대표가 리더십을 완전히 회복하고 총선을 지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다만 문 대표가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통합 기구를 수용한다면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계파갈등의 와중에 천정배 의원이 창당일정을 예고해 야권 혼란을 부추겼다. 천 의원은 20일 창당 선언을 한다는 계획이다. 혁신안 갈등으로 새정치연합 비주류의 반발이 커지자창당 로드맵을 조기에 가시화했다는 평가다.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아직 없지만 계파갈등이 심화한다면 원심력은 더 거세질 수 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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