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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자 자진납세"… 성소수자 목회 지침은 기각

입력
2015.09.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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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단 중 처음으로 결의

개신교단으론 성공회 이어 두번째

"목회도 근로 해당... 이중과세 아냐"

종교인 과세 법안 답보상태서 주목

강제 아닌 권고, 실제 납부 미지수

동성애자 목회자로 인정한 캐나다 교회와

상호인정협약은 체결하기로

14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영강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00회 총회 개회예배에서 제99회 총회장인 황용대 목사(가운데)가 십자가를 앞세우고 입장하고 있다. 베리타스 제공
14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영강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00회 총회 개회예배에서 제99회 총회장인 황용대 목사(가운데)가 십자가를 앞세우고 입장하고 있다. 베리타스 제공

개신교의 대표 교단 중 하나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목회자 자진납세를 결의했다. 그간 개신 교단이 납세를 결의한 것은 2012년 대한성공회가 유일했으며, 장로 교단이 종교인 과세 찬성 입장을 정한 것은 처음이다.

기장은 16일 강원 원주시 영강교회에서 열린 제100회 총회 3일차 회의에서 “목회자도 세금을 내는 것이 타당하고, 근로소득세 기준에 맞춰 원천징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의를 채택했다. 앞서 납세 문제를 연구해온 교회와사회위원회의 연구 결론을 수용한 결과다.

교회와사회위원회는 보고서에서 “근로는 하나님이 맡긴 거룩한 소명이며, 목회자가 수행하는 역할 역시 근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납세 반대의 근거가 돼 왔던 이중과세 논란에 대해서는 “교인들의 헌금은 목회자 개인이 아닌 교회에 하는 것인 만큼 (이중과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즉 ‘목회자의 소득이 이미 교인들이 세금을 납부한 뒤 내는 헌금으로 구성된다’는 타 교단 논리를 일축한 셈이다. 이 안건은 표결에 부치지 않고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종교인의 소득은 그간 과세 대상이 아니었으나 국가의 테두리 안에 있는 종교인 역시 납세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견해가 꾸준히 공감대를 넓혀왔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종교인 과세를 포함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표를 의식해 교인 눈치를 보는 정치권에서 오히려 법개정을 꺼리고 있는 상태다. 천주교는 199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납세를 하고 있으나 개신교계는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기장 총회의 이번 결의가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 수준인 만큼 얼마나 실제 납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기장총회는 앞으로 소속 목회자들이 세금을 자진납부하도록 권고하고 납세를 위한 교육자료를 제작ㆍ배포하는 등 교육 및 홍보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장 측이 100회 총회를 앞두고 교회 갱신을 다짐한 만큼, ‘성소수자에 대한 목회 지침 마련 여부’도 논의되며 교단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이날 ‘성소수자에 대한 목회 지침’마련을 위한 연구를 허가해달라는 안건을 냈다. 이들은 “성소수자 이슈는 교회에도 중요한 문제로 찬반을 떠나 목회적으로 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고민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거세, 표결 끝에 찬성 74명, 반대 258명, 기권 106명으로 기각됐다. 다만 동성애 목회자를 인정하는 캐나다연합교회 UCC와 서로 목사 청빙, 임직 등을 인정하기로 한 ‘목회자 상호인정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신임 총회장을 맡은 최부옥 목사(서울 양무리교회)는 “교회다움을 잃어버린 지금 모습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면 교회 스스로 쇠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우리 교단은 얼마나 덩치가 크냐가 아니라 얼마나 의롭고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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