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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홍 간신히 수습됐지만… 외상만 응급조치 '가시밭'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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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홍 간신히 수습됐지만… 외상만 응급조치 '가시밭' 앞길

입력
2015.09.2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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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득과 실

일정부분 리더십 회복·여론전 승리

대선주자 선호도 4%P올라 18%

정치권선 '반짝 효과' 예상 지배적

계파 전선 더 명확… 총선 준비 부담

비주류 "앞으로도 쓴소리 하겠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21일 경기 연천 태풍전망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현장 국정감사 도중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21일 경기 연천 태풍전망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현장 국정감사 도중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악화일로로 치닫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투표 주장 철회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가 문 대표 개인에게는 물론 총선을 7개월 앞둔 당에게도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뿌리 깊은 계파 갈등의 내상까지 모두 치유한 것이 아니라 외상만 응급조치한 형국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계파에 적대적인 당 대표 이미지는 오히려 강화돼

문 대표 측은 이번 재신임 정국을 거치면서 일정 부분 리더십을 회복했고 여론전에서도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당내 비주류의 반발이 잦아들었고, 21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4~18일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전주보다 4% 상승한 17.9%를 기록하며 15주만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는 비주류 측의 구심 부재와 뉴스 노출도 증가에 다른 반짝효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비주류가 공세 수위에 버금갈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뭐라도 해결하려는 문 대표의 시도가 눈에 보여 일시적인 지지도 상승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며 “안정적인 상승세로 여론이 돌아섰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야권 내부에선 ‘정치인 문재인’이 재신임 정국에서 계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시종일관 비주류를 상대로 적대적인 대응을 이어가면서 계파간 전선만 오히려 더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 정도 파동을 거쳤으면 대표의 리더십과 지지자들 사이의 괴리를 극복할 방안을 내놓았어야 했지만, 문 대표는 ‘현재 당의 어려움은 비주류의 흔들기 때문’이라는 인식만 보여줬을 뿐 궤도 수정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 문제가 결과적으로 당 혁신위원회의 공천안과 함께 국정감사 이슈를 소멸시켰다는 점도 부정적 평가의 한 축이다. 한 초선의원은 “어차피 결론이 같을 바에야 지난 12일 중진의원들의 제안을 수용했더라면 적어도 일주일은 국감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문 대표의 정치적 결단력 부족 대문에 국감이 묻힌 데 대한 초재선 의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어정쩡한 휴전…총선 준비 전선도 위태

비주류의 반발을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점은 당 차원에서도 큰 불안 요소다. 추석연휴 이후부터는 내년 4월 총선을 치르기 위한 당 차원의 본격적인 전략이 논의되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문 대표를 중심으로 당력이 하나로 모아질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도 “우리는 (연석회의) 재신임 합의안의 (이행)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앞으로도 (문 대표가) 총선 승리와 반대 방향으로 가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신임 정국을 거치면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에 적대적인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도 당의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추석연휴가 끝나고 12월에 시작될 총선 예비후보 등록까지 중앙당 전략의 틀을 만드는 100일을 잘 보내지 못하면 총선은 해보나마나”라며 “기존 비주류에 이어 안 의원까지 당의 원심력으로 작용하게 된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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