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훈수
“개혁은 사람을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제도를 바꿔야 진정한 개혁이 이뤄진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훈수를 뒀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혁신위원회의 인적쇄신안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점을 감안하면 다분히 내홍 확산을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당 국민공천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마다 사람을 많이 바꿨지만 정치는 오히려 퇴보했다”며 “개혁이라는 칼날로 사람을 정리하는 건 오로지 국민의 힘으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람을 바꾸는 개혁은 반대편 숙청에 악용되는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면서 “사람을 바꾸는 건 개혁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야당도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 5월에도 4ㆍ29 재보선 패배로 전방위 사퇴 압박을 받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공천권을 내려놓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며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전략공천 불가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당 대표 입장에서 전략공천은 단 한명도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에게 여러 번에 걸쳐서 국민공천제에 대한 의사를 확인했지만 또 다른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하니 (오는 30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한번 토론해볼 것”이라며 “아마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가 전략공천 불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이 총선 출마 채비를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친박계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의원들의 총의를 자신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이날 TF 회의에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놓고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의 측근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오픈 프라이머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김 대표가 ‘시간이 남았는데 왜 자꾸 안된다고 하느냐’며 다소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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