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부산 출마로 총선 민심 잡아야
당 대표·총리까지 하신 분들이
재선 한 번 더하는 것 큰 의미 없어
安 지지율·존재감 예전 같지 않아
당내 권력투쟁 시작 자연스러워
혁신안 나름 애썼지만 B+ 평점
종일 싸우는 정치인의 삶 싫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4일 “내년 총선에서 부산 시민들의 마음에 불을 당길 수 있도록 부산 출신인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쌍끌이’로 부산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선거 때마다 부산의 득표율은 상승 중이고 한 고비만 넘기면 지금(2석)보다 더 많은 지역구 당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안이 야기한 후폭풍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한 바였다”면서 “당 대표, 총리,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하신 분들이 재선 한 번 더 하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_조경태 의원을 ‘해당 행위자’로 규정한 것은 지나치지 않았나.
“조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당원이고 당의 강령과 당헌, 당규, 당헌과 당규가 만들어지는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 조 의원은 새누리당이 새정치연합을 공격할 때 쓰는 ‘종북’이라는 말로 당내 인사를 공격하고,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집단적 광기’라고 비난하지 않았나. 당 전체 기강을 위해서 반드시 (조 의원 등 해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_정세균(서울 종로), 김한길(서울 광진갑)의원의 지역구도 야당 강세 지역은 아니지 않나.
“어디가 열세고 어디는 아니고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혁신위의 요구는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공천관리위원회나 전략공천관리위원회 등이 현재 지역구에 남아달라거나 열세지역에 출마해 달라거나 후배를 위해 용퇴를 요청하면 이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19대 총선 때 정동영, 천정배 두 의원이 강남, 송파에 나선 것이 참고가 될 수 있다.”
_4선 이상 중진, 호남 지역구, 486 의원들에 대한 용퇴 요구도 혁신안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몇 선 이상, 어느 지역이니 물러나라는 식은 안 된다. 시스템 공천을 통한 검증과 평가를 거쳐 4선이라도 남을 사람은 남고, 초선이라도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단 선출직평가위원회의 평가로 하위 20%가 바뀌고, 후보검증위원회의 검증과 경선 결선투표에서 신인 가산점 등을 감안하면 많은 현역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교체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
_문재인 대표의 부산 출마 요청은 무슨 의미인가.
“당내 분란이 수습은 돼 가지만 가장 큰 책임이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직 대표들은 나중에 결심을 하면 되지만, 당 대표는 지금 당장 희생을 보여줘야 한다. 부산에 가는 것이 그것이다.”
_문 대표가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부산 영도)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결정은 문 대표가 하겠지만 한번 붙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나. 그러나 굳이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부산 출마만 결정하고 구체적인 목적지는 선거 임박해서 정하면 된다. 부산 출마 결심 만으로도 새누리당 후보들은 긴장하고 부산, 영남 나아가 경북의 새정치연합 후보들은 힘을 얻을 수 있다.”
_사사건건 지도부를 공격하는 안철수 의원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지율이나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권력투쟁을 시작한 것이라고 본다. 정치인으로서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혁신위에 대한 비판도 전략적 선택이라고 본다. 혁신위원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안 의원이 말하는 혁신의 내용과 혁신위의 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혁신안은 통째로 실패했다’고 단정할 게 아니라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
_혁신안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스스로 평점을 준다면.
“B+ 정도다. 처음에는 한가지 혁신안이 통과하면 그것을 실현하고 다음 혁신안으로 넘어가는 그림을 그렸지만 당내 갈등 때문에 안은 통과됐어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행된 게 없다. 나름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애를 썼지만 계파에 얽매인 인사들이 매번 반대와 비판을 이어갔다. 어쨌든 뜬구름을 땅으로 가져와서 당헌과 당규로 만들지 않았나.”
_문 대표, 안 의원과 함께 고향 부산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어떤 분야에서 이름이 좀 알려지면 ‘기-승-전-출마’로 이어진다. 하지만 난 분명히 아니다. 혁신위 활동도 시기가 방학 중이라 했던 것이다. 아침부터 반대파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끊임없이 싸우는 현실 정치인의 삶은 내가 하기에는 벅차다. 싫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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