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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도발보다 개방"촉구에 北, "이산상봉 위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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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도발보다 개방"촉구에 北, "이산상봉 위태" 위협

입력
2015.09.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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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추가 도발보다 개방의 길로

이산상봉 정치적 이유 외면 안돼"

대화국면 관리 압박 수위는 조절 불구

북 반발로 남북관계 재경색 가능성

"日, 안보법률 투명하게 이행돼야"

한중일 회담前 태도 변화 압박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번영 등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에 협력을 당부했다. 뉴욕=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번영 등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에 협력을 당부했다. 뉴욕=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경제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핵 포기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은 거론하지 않아 8ㆍ25 합의 이후 조성된 대화 국면을 관리하기 위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29일 밤늦게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망쳐놓는 극악한 대결망동”이라고 맹비난한 뒤 이산가족 상봉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위협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노골적인 압박보다는 예방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다”고 운을 뗀 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은 북한을 자극해 정세를 더욱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어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을 언급하며 “남북한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ㆍ25 합의를 이뤄냈고, 이제 신뢰와 협력이라는 선순환으로 가는 분기점에 서게 됐다”며 “새로운 선순환의 동력은 남북한이 8ㆍ25 합의를 잘 이행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 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언급, 북한의 도발 변수에도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비전 세일즈에도 적극 나섰다. 박 대통령은 평화 통일과 관련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를 없애는 일”,“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지난 7월 이란 핵 협상이 최종 타결됐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핵 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다”며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조의 필요성을 재차 환기시켰다. 또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에 이어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연내에 개최될 한중일 정상회담을 감안한 듯 일본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 지난해 ‘전시 여성 성폭력’이라고 언급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2차 대전 여성 폭력 피해자’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에 대해선 “동북아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며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국제사회 기여 방안과 관련해 ▦유엔과 협의를 거쳐 평화유지군(PKO) 추가 파견 ▦개발도상국 소녀들의 보건ㆍ교육 사업에 2억 달러 지원 ▦시리아 난민 관련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날 귀국길에 올라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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