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뭘까? 운동과 식사조절, 어떤 게 더 힘들까?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내가 헬스보이와 그 이후 헬스걸, 라스트 헬스보이까지 하면서 직접 느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까지 지켜본 결과는 식사조절이 더 힘들다는 거였다. 운동이야 하루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어떻게든 하면 되는데 음식의 유혹은 하루 종일 계속 된다. 고구마나 현미밥, 닭가슴살이나 샐러드와 같은 다이어트 식단을 계속 접하다 보면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금방 배가 고파지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칼로리를 평소보다 제한하기 때문에 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불규칙하고 잘못된 식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쉽지 실제로 해보면 장난이 아니다. 배고픔과의 싸움. 아, 생각만 해도 힘들다. 냉장고를 열면 먹을 것들이 쌓여 있고 주방 한 곳엔 라면들이 꼭 있다. 이것들의 위치를 알면서도 우리는 참아내야 한다. 참다가 결국 이성을 잃으면 우리는 어느새 라면을 끓이고 있고 라면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희열을 느끼며 다 먹은 후에는 밥통까지 열어버린다. 밥통에 밥을 퍼서 라면 국물에 투하. 이건 그야 말로 다이어트과정에서 일어나는 대참사이다. 먹고 나서 밀려드는 후회와 자괴감. 또 요즘은 왜 그리도 먹방이 많은지 TV를 보고 있는 것 조차 곤혹스럽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참아내기만 하면 다음날 몸은 분명한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몸이 어제보다 가볍고 배도 들어가 있다. 여기서 오는 희열이 밤에 라면을 먹을 때 오는 희열보다 훨씬 더 오래간다. 먹는 순간은 즐겁지만 곧 후회가 밀려오는 데 반해 먹을 것을 참아내고 아침을 맞으면 그 희열은 후회 없이 오래간다. 자, 그럼 우리는 어찌해야 된단 말인가?
일단 목표를 잘 세워야 한다. 내가 하루 세 끼 다 다이어트 식단만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하루 한끼 정도는 일반식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하루 세끼 일반식으로 가되 양을 조절할 것인지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다이어트 처음부터 무리하게 식단을 바꾸는 것은 그만큼 힘들기 마련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서 식단을 제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체중이 많이 나가고 빼야 할 살이 많으면 일단 하루 세끼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다. 세끼를 먹되 양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한끼 정도는 다이어트 식단으로 바꾼다든지 하는 식으로 점차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만약 어느 정도 살이 빠져서 몸짱 되는 것이 목표라면 하루 세끼 엄격하게 식단을 제한해야 한다. 내가 목표하는 바가 운동과 식사조절로 체중감량과 건강을 찾는 것인지 근육질의 몸짱이 되는 것인지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게 식단을 짜야 하는 것이다. 라스트 헬스보이의 수영이도 처음에는 하루 세끼부터 출발했다가 점차적으로 식단을 바꿔갔다. 물론 힘은 들었겠지만 처음부터 무턱대고 닭가슴살 샐러드만 먹였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수도 있다.
간혹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6시 이후부터 아무것도 안먹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이 있다. 6시부터 아무것도 안먹으면 10시가 되면 배가 고파지고 11시 되면 괜히 냉장고를 열게 되고 12시에 라면 끓일 확률이 높아진다. 이전에 말했던 대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럴 바에 그냥 8시에 조금만 먹고 12시 이전에 잠드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그동안의 식습관으로 인한 ‘가짜 배고픔’ 이다. 분명 저녁에 현미밥 한 공기 또는 고구마 한 개와 닭가슴살과 토마토와 브로콜리를 비롯한 각종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를 먹었는데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배가 고프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분명 평소만큼 많은 양은 아니지만 탄수화물과 단백질, 각종 채소를 골고루 챙겨먹었는데도 말이다. 이건 가짜 배고픔일 확률이 크다. 실제로 이정도 먹었다면 몸이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영양소가 들어간 것인데 평소 식단과 다르기 때문에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 순간을 잘 이겨내야 한다. 만약 정 배가 고파서 못 참겠으면 라면이나 치킨 또는 찌개에 밥이 아닌 계란이나 견과류 또는 고구마 정도로 허기를 달래야 한다. 이렇게 자연식품을 먹는 것이 라면에 밥을 말아먹거나 치킨을 시켜 먹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나는 다이어트 때 배가 고프면 계란에 양파와 파프리카 등의 채소를 넣고 스크램블을 해서 먹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구마나 바나나 한 개도 먹는다.
우리는 다이어트를 할 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배고픔에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참을 수 있으면 참는 것이 좋겠지만 못 참겠으면 다이어트 식단을 한 번 더 먹거나 다른 대체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이다. 매운 맛이 그립다면 청량고추를 조금 첨가해서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음식을 먹기 전 물을 한 컵 먹는 것도 식욕을 제한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한 번이나 혹은 2주에 한 번은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해 두었다가 날짜를 정해서 한 번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는 긴 여정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도 스마트하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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