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전승절에 자극 직접 지시
38노스 "수많은 병력 집결·이동"
KN-08·SLBM·무인기 등
전략무기로 체제 건재 과시 예상
김정은 또 대중연설 나설 가능성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우려했던 장거리로켓 발사 징후는 아직 없지만 대신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비롯해 다양한 전략무기를 선보이며 김정은 체제의 건재함을 과시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퍼레이드로 내부 결속, 체제 과시
정부 관계자는 9일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수만 명의 인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화려한 볼거리와 아직 공개하지 않은 각종 신무기를 내세워 체제를 선전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5, 10년 주기로 꺾어지는 정주년인데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당 중심의 통치를 표방하고 있어 창건 70주년 행사는 북한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은 집권 이후 치러진 열병식은 이번이 5번째다. 가장 성대했던 2012년 4월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 당시 정예병력 1만5,000여명과 장비 800여종을 동원한 것에 비춰 이번 행사는 그보다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지난달 중국 전승절의 화려한 열병식을 보고 자극을 받아 이번 행사의 규모를 최대한 키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준비상황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열병식 예행연습이 진행된 평양 미림비행장의 위성사진을 8일 분석한 결과, 행사참여 병력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막이 800여 개로 대폭 늘었고 수많은 병력이 시가행진 대형으로 집결해 이동하고 있는 상태다. 신형무기는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240mm 방사포 등은 지난달부터 미림비행장으로 속속 운송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첨단무기 KN-08, SLBM 등장할까
무엇보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선보일 신무기와 장비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사회는 특히 이동식 ICBM인 KN-08에 주목하고 있다. 사거리가 1만2,000㎞에 달해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데다 발사대를 이동할 수 있어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훨씬 위협적이다. 앞서 2012년 열병식과 2013년 정전 60주년 행사 때 공개했던 무기이지만 일부에서 모조품 의혹을 제기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 5월 사출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한반도 주변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첨단무기다. 잠수함에 실어 바닷속으로 은밀하게 이동해 발사하는 방식이어서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군의 감시망을 유린하며 청와대 상공까지 날았던 무인기도 주목 받는 군사장비다. 사거리 200㎞ 이상으로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까지 타격할 수 있는 300㎜ 방사포가 열병식에 등장할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2013년 열병식 당시 특수요원들이 테러위협을 상징하는 핵 표시가 그려진 배낭을 메고 등장하는 깜짝쇼를 연출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지 주목된다.
김정은이 또다시 대중연설에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김정은은 2012년 열병식 때는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따라 하는데 주력했다. 은둔형인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20분간 거침없이 육성으로 연설을 하는 파격을 선보였고 목소리 톤과 제스처 모두 김일성과 흡사했다. 퍼레이드 행렬에 기마대가 등장하고 군인들이 흰색 제복을 입은 것도 김일성 시절의 향수를 연상시켰다. 북한은 이번에도 TV 생중계를 하기 때문에 김정은이 직접 주민들을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집권 4년 차를 맞이한 만큼 이번에는 김정은 고유의 스타일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