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손발차가움증(수족냉증) 환자들이다. 이 증상의 원인은 다양한데, 말초혈관 또는 말초신경의 기능 이상이나 스트레스 때문인 경우가 많다. 발병률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 사이에 “산후조리를 잘못한 탓”이라는 속설이 퍼졌는데, 전문의들에 따르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항혈소판제인 안플원서방정(대웅제약ㆍ사진)은 이런 손발차가움증을 해소해 주는 약이다. 혈소판은 혈액의 구성 성분으로 혈액응고 작용을 하는데, 항혈소판제는 혈소판의 이런 기능을 억눌러 혈관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것을 막음으로써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예방한다. 모든 항혈소판제가 손발차거움증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손발차가움증 해소를 위해서는 혈소판 기능 억제 뿐 아니라 혈관 수축을 막는 작용도 필요하기 때문인데, 안플원서방정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
약물 이름에 붙은 ‘서방정(徐放錠ㆍExtended Release)’은 약물의 치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도록 특수 설계된 약을 말한다. 약 표면을 특수 코팅 처리해 약 성분이 체내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방출되도록 한다. 서방정은 혈중 약물 농도를 천천히 높임으로써 부작용 위험을 낮추거나, 또는 약 먹는 횟수를 줄여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따라 서방정은 약을 쪼개거나 씹어 먹으면 안 된다. 반드시 물과 함께 그대로 삼켜야 한다. 서방정과 반대로 약물이 이내 방출되도록 만들어진 약을 ‘속방정(Immediate Release)’이라 한다.
안플원서방정은 항혈소판제 오리리널 약(안플라그)의 제네릭 등장 이후 8년 만에 나온 개량신약으로, 지난 1월 시판허가 받았다. 염산 사르포그릴레이트(SarpogrelateHCl) 성분 300mg를 함유해 기존 100mg짜리를 하루 세 번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약물이 30분 이내 방출이 되는 층과 6시간에 걸쳐 서서히 방출이 되는 총 2개의 층으로 된 이층정제 형태다. 하루 복용량 150mg인 약과 비교하는 임상연구에서 약 30% 높은 혈소판 응집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손발차가움증을 포함한 말초동맥질환은 노년인구의 증가에 따라 발병률이 치솟고 있는 질병이다. 각종 혈관질환의 유발하는 당뇨병 환자의 증가도 발병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 손발차가움증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홍경순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손발차가움을 호소하는 이들 중에는 말초신경이나 혈관 자체의 질병에 의한 원인보다 스트레스 과로 등에 의한 자율신경계의 기능 이상 때문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적절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영양섭취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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