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여성에게 대장암이 강력한 위험으로 다가왔다.
대장암은 국내 남성암 발생 2위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대장암 발병 추이를 보면 한국 여성도 대장암에서 결코 안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발표된 국내 통계청의 보고에 따르면 대장암은 65세 이상 노령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집계됐다.
또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의 (1999~2012년) 암 발생 통계에 의하면 여성의 대장암 발병률은 해마다 4.3%씩 늘어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 협진센터장 김광호 교수는 "국내 여성의 대장암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들에게 발병하는 암 중에서는 3위, 65세 이상 노령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특히 여성들의 경우 남성에 비해 대장암의 조기 발견이 늦고 상대 생존율이 낮아 폐경 이후의 여성들은 대장암의 예방과 조기 검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장암 여성에도 위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10만 명당 대장암 발병률은 58.7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게 대단히 위험한 질병이다. 여성에게도 대장암은 흔하다. 단 여성이 남성에 비해 대장암이 적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고령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 2012년 암등록통계에서 65세 이상 고령군에서 암 발생 순위를 살펴보면 남성은 대장암이 3위인데 반해 여성은 대장암이 1위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장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을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5년 생존율의 경우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낮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의 1993~2012년 대장암의 성별 상대생존율 자료를 살펴보면, 5년 생존율의 경우 여성은 65.9%, 남성은 70.5%로 4.6%나 낮다. 이는 대장암은 '남성암'이라는 인식 때문에 대장암 검진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여 병이 진전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폐경기 접어든 중년 여성, 대장암 주의
여성의 대장암 발생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많은 역학 연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낮은 이유로 에스트로겐의 효과, 혹은 호르몬 대체요법과의 관련성을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Women's Health Initiative 코호트 연구'에서 호르몬 대체요법(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병합)은 결장암 위험을 약 30%, 직장암 위험을 약 43%가량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성이 폐경기에 접어들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어, 대장암의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
또. 여성은 폐경 후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감소해 허리둘레가 늘어나기 때문에 60세 이상에선 대장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복부비만은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데 특히 여성의 비만은 남성에 비해 대장암 발병에 더욱 위험하다. 실제 세계소화기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10cm 증가하면 여성의 대장암 발병 위험이 16%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폐경을 맞은 여성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폐경 전 32.1%, 폐경 후 44.5%로, 폐경 후 여성이 12.4% 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내시경 자주 받아야
대부분의 대장암은 양성 종양인 선종이 5~15년에 걸쳐 서서히 악성으로 변하여 생기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제거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정기 건강검진을 충실히 받으면 대장암 발생률을 90%나 줄일 수 있는 만큼,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대장암 조기 검진 권고안에서도 50세부터 매 5~10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조금 더 일찍 검사하는 것이 도움 된다.
대장 내시경은 대장 건강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 중 하나지만, 검사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기 때문에 검사받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 내시경은 장을 비운 후 항문으로 내시경 기기를 삽입, 대장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장 세정제 복용과 오랜 시간 설사를 해야 하는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김광호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 협진센터장은 "대장 내시경은 대장 내부를 관찰하고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이 있으면 용종을 절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필요한 경우, 조직 검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뿐 아니라 치료까지 가능한 검사 방법이다"며 "만 50세 이상 대장암 위험군이라면 다소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대장 내시경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므로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대장암 예방 3 UP & DOWN 캠페인
▲ 1 UP 섬유질 섭취량을 늘린다
권장 식이 섬유의 양은 하루에 20~25g 정도로 사과에는 약 5g, 바나나에는 약 4g의 섬유질이 함유되어 있다(1개 기준).
▲ 2 UP 칼슘 섭취량을 늘린다
칼슘 권장 섭취량은 하루 성인 남녀 700mg(폐경기 여성 800mg)으로 우유는 하루 2컵 이상, 요구르트나 치즈 같은 저지방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3 UP 대장암 고위험군의 경우 정기 건강검진 횟수를 늘린다
50세 이상 성인은 5~10년마다,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2~3년마다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1 DOWN 총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다
20세 이상 성인 여성의 경우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2,000kcal를 넘지 않도록 한다.
▲ 2 DOWN 트랜스 지방 섭취량을 줄인다
과자, 도넛, 케이크, 패스트푸드 등에 주로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의 섭취량을 줄이도록 한다.
▲ 3 DOWN 흡연과 음주량을 줄인다
과도한 음주는 직장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흡연은 대장 선종과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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