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자 129명 중 61명 격리조치
정부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
"삼성서울병원 또 격리 실패" 지적
메르스 공식 종료 선언 무기 연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전자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마지막 환자가 퇴원 9일 만에 다시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음성판정을 받은 지 11일 만이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직ㆍ간접 접촉한 의료진과 다른 환자 등 129명 가운데 61명을 격리조치 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이 추가 접촉자 확인에 나서는 등 방역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12일 오후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3일 퇴원한 메르스 80번 환자(35)가 11일 고열 등을 호소해 메르스 검사를 두 차례 실시한 결과 모두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80번 환자는 메르스를 치료한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으며, 의료진과 가족 등 직접 접촉자 61명은 자가격리, 간접 접촉자 68명은 능동감시 조치됐다.
80번 환자가 메르스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데 대해 정부는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재감염 혹은 재발이 아니라 환자 체내에 잠복해 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판단되며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약한 80번 환자는 6월 7일 메르스 확진을 받은 후 극소량의 바이러스가 계속 체내에 남아 있어 116일이나 메르스를 앓았다. 이 환자의 양성 기간은 세계 최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80번 환자는 지난 5월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이달 1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3일 퇴원했다. 그러나 11일 오전 5시30분 발열 및 구토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으며, 7시간 후인 이날 낮 12시 15분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및 직원 29명, 병원 내 환자 및 보호자 16명, 구급차 이송 관련 인원 12명, 환자 가족 4명이 이 환자와 접촉해 격리됐다. 공교롭게도 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 최대 진원지였던 삼성서울병원이 다시 환자 격리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가 감염 가능성에 대해 양병국 본부장은 “80번 환자는 퇴원 후 집에 있었고 지난 6일 예약해놓았던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만 받았다”며 “추가 접촉자 여부는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판단으로는 (80번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감염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29일 24시로 예정했던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은 무기한 연기됐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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