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습서 서술까지 문제 지적하자
"근거 부족하자 군색한 핑계" 비판
새누리당이 연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총대를 멨다. 국회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현행 역사교과의 좌편향 대목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역사학계나 야당 등에서는 “좌편향 문제를 검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것은 현 정부가 무능하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금성출판사 교사용지도서에는 주체사상탑 소개부분에서 내부에는 주체사상을 기려 80여개 국에서 보낸 글이 옥돌 장식하고 있다”며 교과서 뿐 아니라 자습서의 좌편향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교과서 만으로 좌편향, 국정화 근거가 되지 않으니 군색하게 일반 출판물까지 끌어오는 것”이라며 “교과서 국정화 얘기에 자습서 이야기를 갖다 대는 것은 교과서 좌편향의 근거가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장우 대변인은 전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일성 우상화 보천보전투는 별도내용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독립운동에서 최대의 승리였던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대첩은 본문에서 5줄로만 간단히 기술하고 있다”며 현행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의 서술에서 양적 편차를 이념적 편향으로 몰아붙이는 주장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는 반박만 불렀다.
김태흠 의원도 대정부질문에서 “역사교과서 못지않게 심각한 게 대안학교다. 이중에 친북좌파사관학교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일부 대안학교에서 이념적 편향교육을 하고 있다. 재정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교육계와 사회 전반으로 이념 갈등을 확산시켜 국민을 편가르기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나아가 국회 앞에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등 야당에서는 “주체사상의 내용에 대해 반대파 숙청, 북한통제 수단으로 이용됐다고 교과서에서 분명히 기술하고 있는 만큼 이 현수막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검찰고발 방침을 밝혔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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