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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부담 "준다" vs "는다" 갑론을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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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부담 "준다" vs "는다" 갑론을박도

입력
2015.10.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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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교과서만 공부하면 돼 수월"

"세세한 부분까지 통째로 외워야 돼"

2015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풍문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지난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정 교과서가 수능 난이도에 실제로 미칠 영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하나의 교과서에서만 시험 문제가 출제돼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반면 교과서가 한 권이라 이를 사실상 통째로 암기해야 해 학생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교육부는 검ㆍ인정 체제 때 8종의 교과서 내용을 모두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던 학생들은 국정 교과서 한 권만 공부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난이도를 낮추면 학습 부담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작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여론조사에서 학부모 중 56.2%가 국정화에 찬성했다”며 “수능 부담이 최소화 되길 바라는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긍정적인 의견을 표시한다.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조혜리(44ㆍ인천 부평구)씨는 “국사 과목까지 사교육을 시키기 어려운 처지에 교과서 한 권에서만 시험 문제가 나오면 공부량이 줄어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학습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찮다. 기존에는 여러 교과서에서 겹치는 부분 위주로 출제 돼 역사의 흐름과 이론, 원칙에 입각한 문제가 나왔지만 한 종(種)뿐인 국정 교과서에서 출제될 경우 참고 자료로 실린 사료 중 표, 지도, 사진설명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통째로 암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2~2006년 7차 교육과정에서 사용됐던 국정‘고등학교 국사’에 기반해‘한국사’문제가 출제되는 7ㆍ9급 공무원(경찰직ㆍ소방직 포함) 시험준비생들의 주장은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7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 양모(25)씨는“최고난도 문제는 시대를 유추할 사료를 주고 맞는 설명을 고르라는 문제인데 사료와 선택지는 모두 국정교과서에서 나온다”고 말했다.‘한국사’과목을 준비하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시중에 팔지 않는 국정 ‘고등학교 국사’ 구하기 현상까지 벌어진다. 2년째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모(26)씨는“지난해 영조 시대 붕당을 설명하는 선택지에 국정교과서 지문이 그대로 나왔는데 표현이 생소해 틀렸다”며 “강사들도 기출문제보다 국정 교과서 암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 비싼 중고 교과서도 ‘없어 못 산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국가직 9급 시험에는 국정의 ‘신라시대 9주 5소경’에 대한 설명이 단어 하나만 바뀌어 나왔다.

상당수 역사교사들은 수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13년째 역사과목을 가르쳐 온 서울 배재고 노희창 교사는 “교육부가 난이도를 낮춘다고 학생들이 교과서 일부만 공부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국정 교과서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결국 책을 통째로 외워야 되고 암기할 부분을 족집게처럼 집어주는 사교육만 성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교과서가 국정화되면 수능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15일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국정교과서시절인 1973년~1992학년 예비고사 및 학력고사에서 출제된 국사과목 505문항 중 현대사 문항은 12문항으로 2.4%에 불과했다. 반면 검인정체제하에 국사와 한국근현대사가 ‘한국사’로 통합돼 치른 2014,2015년 수능에서는 40문항 가운데 6문항(15%)이 근현대사 문제였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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