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우호의 밤' 600여명 참석 성료
"한국은 美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한미동맹은 美 아태 재균형 정책축"
박근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우정과 인연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여론 주도층과 한미혈맹을 상징하는 인사 등 600여 명을 초청한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서다.
박 대통령은 방미 공식 일정을 시작한 첫날 성대한 만찬을 주최해 “같이 가자”는 간곡한 메시지를 미국에 보냈다. 자주색 저고리ㆍ회색 치마의 한복 차림으로 미국 인사들을 맞이한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더욱 역동적으로 진화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더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또 만찬사에서 “피를 나눈 두 나라 국민의 우정은 한미동맹의 뿌리를 더욱 깊고 튼튼하게 만들었다”면서 “한국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한미 동맹은 미국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만찬에는 근ㆍ현대사의 고비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도운 미국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전쟁ㆍ남북분단의 증인으로는 1만4,000여 명의 피난민을 대피시킨 흥남 철수작전에 항해사로 참여한 제임스 로버트 러니 제독과 낙동강전투에서 실종된 남편을 기다리다 올 2월 숨지기 직전 유골을 낙동강변에 뿌려 달라고 유언한 한국전 미망인의 자녀,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의 희생자인 보니파스 대위의 미망인 등이 초대됐다. 한국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을 세운 메리 스크랜튼 선교사의 증손녀와 고종황제의 밀서를 미국에 전달하는 특사였던 호머 헐버트의 손자,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을 지원했고 아버지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낸 데 이어 본인은 한국 명예시민으로 3대 째 한국과 인연을 이어 온 다이애나 두건 전 국무부 본부대사 등 한국의 근대화와 식민지 독립에 기여한 이들과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들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만찬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가운데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은 환영사에서 “우리 두 나라는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늘 서로의 편이 돼 왔다”며 “이는 계속할 가치가 있는 전통이며, 계속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국과 미국 학생들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함께 ‘노래방’에 가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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