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진보성향의 교육감과 보수성향의 교육감이 이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15일 교육계 관계자에 따르면 진보성향의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보수성향의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강원 강릉시의 리조트 라카이 샌드파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폈다. 이날 간담회는 전국시도교육감들이 강릉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장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이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각계각층에서는 참 뜨겁게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역사 교과서 문제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 들이면서, 국론이 심각하게 분열되고 갈등이 고조돼 우려가 크다”고 국정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우 교육감은 장 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광주시 교육감이나 개인 자격이면 모르는데 협의회장 자격으로 왜 오늘 의제에도 없는 이야기를 하느냐. 사과하라”고 항의했다. 간담회에서 이 문제는 더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논쟁은 간담회 이후에도 이어졌다. 우 교육감은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헌법적 가치에 따라 좋은 교과서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앞으로 정말 오래 쓸 수 있고, 정권이 바뀌어도 채택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드는데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 교육감은 오히려 국정교과서에 대한 대안교과서가 필요하다며 논쟁을 이어갔다. 장 교육감은“협의회 차원이 아니라 지역별로 뜻이 같은 교육감들과는 의논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사 대안 교과서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역사의식과 사고력, 비판력 등을 키우도록 역사와 철학, 역사와 인문학 등 다른 교과의 대안 교과서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 교육감은 “지금 단계에서 그 문제는 국정 교과서가 미리 좌편향적이다, 우편향적이다고 (보는) 전제 하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대구= 정광진기자kjcheong@hankookilbo.com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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