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식 의장행사'로 최고 예우
자국 대통령 방문 행사처럼
美 장병들과 '로프 라인 미팅'도
대북 경고ㆍ균형외교 메시지
亞 정상 첫 바이든 부통령 관저 오찬
朴 대통령 숙소에 사진 비치 예우도
박근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군사력의 심장부인 펜타곤(국방부 청사)을 방문해 흔들리지 않는 한미 안보동맹을 과시했다.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확인해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전략적 행보였다. 9월초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성루에 올라 중국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한 지 한달 여 만에 펜타곤을 찾은 것은 ‘중국에 기울어지지 않았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의 펜타곤 행에 미국은 ‘공식 의장행사(Full Honor Parade)’를 열어 최고의 예우를 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펜타곤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과 정상급 인사를 미국이 공식 의장행사로 맞이한 것은 처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2011년)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013년)의 펜타곤 방문 때는 5분 간‘약식 의장행사’만 실시됐다. 박 대통령을 맞이한 공식 의장행사는 16분에 걸쳐 예포 21발 발사, 한미 애국가 연주, 박 대통령의 사열, 전통 의장대 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펜타곤 복도에 미국 장병들에 둘러 싸인 채 ‘로프 라인 미팅(Rope Line Meetingㆍ참석자들이 줄 대형으로 서서 귀빈과 대화하는 미국 특유의 약식 간담회)’을 가진 것도 이례적 의전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에서 근무했거나 근무할 예정인 미군 장병 31명과 한국 미국에 유학ㆍ파견 중인 장교 5명에게 “한미 장병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근무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이야말로 한미 동맹의 심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Korea thanks you, we go together(한국은 여러분들께 고마워합니다, 같이 갑시다)”고 영어로 인사했고, 이에 장병들은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고 외쳤다. 로프라인 미팅은 미군 통수권자인 미국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할 때 열리는 행사로, 다른 나라 정상에게 같은 형식을 적용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박 대통령은 뒤이어 애쉬턴 카터 국방장관을 비롯한 안보 분야 미국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한반도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0년 동안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을 가능하게 한 카터 장관과 미군 수뇌부,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조건에 기초한 한미 전작권 전환 합의는 한미 연합방위체제 강화를 통한 북한 도발 억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방어 의지는 오랜 기간 강철 같이 확고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북한의 도발 억지ㆍ북한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공조하는 방안과 한반도ㆍ동북아 정세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 부통령이 아시아 정상을 관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14일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을 비롯한 한미 기업인ㆍ경제 관료 등이 참석한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경제 협력 지평 확대를 통한 경제 동맹 강화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박 대통령이 워싱턴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 묵는 것에 맞추어 박 대통령의 2013년 방미 때 모습이 담긴 사진 세 장을 액자에 끼워 거실과 침실에 놓았다. 청와대는 “사진 비치 예우는 한국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이 박 대통령에 특별한 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세 장 중 한 장은 블레어 하우스에 상시 전시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워싱턴=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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