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했던 클릭비의 컴백이 13년 만에 현실화됐다. 1990년대 후반 HOT의 성공 이후 쏟아져 나왔던 '1세대 아이돌'. 2030세대라면 아이돌 데뷔와 해체의 진한 여운과 함께 성숙해 왔을 것이다. 2030세대를 웃고 울렸던 ‘1세대 아이돌’의 흥망성쇠를 되짚어봤다.
1. HOT, 최초의 '기획형 아이돌'
1996년 소속사의 철저한 관리로 다듬어진 최초의 '기획형 아이돌'인 HOT가 등장했다. HOT는 1집 앨범 '전사의 후예'와 '캔디'가 히트하면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거대한 팬덤이 생기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HOT 자체를 상품화해 부가수익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들의 캐릭터가 새겨진 음료수, 스티커, 인형뿐만 아니라 머리카락과 입안 세포를 체취해 만든 DNA목걸이까지 판매했다.
HOT는 데뷔 5년 만에 금전적인 문제로 해체한다. 2001년 장우혁, 이재원, 토니안의 재계약 시점에서 인세 논란이 점화됐다. 당시 음반 1장 당 받는 인세가 20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당한 계약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강타, 문희준은 계약을 서둘러 연장하는 등 우대 받는 듯한 분위기도 갈등을 촉진했다. 결국 세 멤버가 소속사를 떠나면서 HOT는 잠정해체됐다.
2. 젝스키스, HOT와 양대산맥을 이루다
젝스키스는 1997년 '학원 별곡'으로 데뷔해 HOT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준수한 외모로 여성 팬을 확보하면서 HOT와 젝스키스 팬들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젝스키스는 앨범 활동 외에 다른 방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예능 출연은 물론, 뮤지컬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과 영화 '세븐틴'을 통해 연기에도 도전했다. '세븐틴'은 작품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멤버들이 주연과 조연, 영화음악까지 도맡아 화제가 됐다.
젝스키스는 불과 3년 만에 "멤버 개개인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공식해체를 선언했다.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한 장수원은 "멤버들끼리 음악적 색깔이 맞지 않았다"고 근본적인 이유를 밝혔다.
3. '최장수 아이돌' 신화의 저력
SM엔터테인먼트는 HOT의 성공 이후 2년 만에 차기 남성그룹으로 신화를 데뷔시킨다. 1998년 '해결사'로 데뷔한 신화는 데뷔 초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다가, 2집 'T.O.P'로 각종 가요 프로그램 1위를 기록한다.
신화는 2003년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종료 후에도 멤버 변동 없이 활동을 이어갔다. 2011년 신화컴퍼니를 설립하고 JTBC에서 '신화방송'이라는 예능을 만드는 등 연예계에 독보적인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꾸준히 앨범을 내면서 '최장수 아이돌'로 후배 남성 아이돌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4. GOD, 육아예능 '벼락스타'에서 장수 아이돌로
1999년 발매된 '어머님께'는 지금은 명곡으로 뽑히지만, 발표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해체 위기까지 닥친 GOD를 기사회생시킨 건 다름 아닌 예능이었다.
MBC 'GOD의 육아일기'에 출연한 GOD는 신비주의를 지향하던 다른 아이돌과 달리 친근한 '옆집 오빠'의 매력을 드러냈다. 차별화 전략은 앨범 활동에서도 이어졌다. '촛불하나' '하늘색 풍선' '길' 등 폭 넓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히트곡이 탄생했다.
GOD는 2004년 배우로 전향한 윤계상의 탈퇴 이후 4인조로 활동하다가, 그 다음해 '하늘속으로'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한다. 지난해 윤계상을 포함해 5인조로 컴백한 GOD는 '미운오리새끼'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바 있다.
5. '해체 안 한' NRG, 재결합 가능성은?
NRG는 다른 가수들보다 앞서 중화권에 진출하며 '1세대 한류스타'로 자리잡았다. 1997년 데뷔한 이들은 주로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댄스 음악을 선보였다. '할 수 있어' '티파니에서 아침을' 'Hit Song'등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2005년 7집 앨범 'One Of Five'을 끝으로 NRG는 활동을 중단했다. 이성진은 도박 파문으로 지금까지 자숙 중이지만, 노유민과 천명훈은 예능에 얼굴을 비치며 개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한 방송에 출연한 노유민은 "해체한 것이 아니라 활동 중단이다. 군 입대가 발단이 됐다"며 재결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b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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