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치과 무료진료 공윤수씨와
이·미용 봉사 13년 단정이봉사단
오늘 서울시 신청사에서 시상식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의 치아를 수년째 돌봐온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서울 성북구에서 치과병원을 운영 중인 공윤수(50)씨가 주인공이다.
올해 27회째를 맞는 ‘2015 서울시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공씨는 27일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가진 사람이 가지지 못해 불편한 분들과 나누는 것”이라며 “이 상을 통해 서울시민들이 봉사에 동참해 어렵고 소외되신 분들을 치유해주고 마음을 만져주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씨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과거 10년 동안 선교사 생활이 계기였다. 과거 선교사 생활을 하는 동안 나눔의 삶에 눈을 뜬 그는 동료 의료인 20여명과 함께 의료봉사단체인 ‘꿈이 있는 사람들’을 만들고, 2010년부터 자신이 사는 동네인 성북구의 이웃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펼쳐왔다. 대상자는 주로 저소득 세대와 한 부모 가정 등 비용 때문에 평소 치과 치료를 받기 어려운 이웃들이다. 그는 “무료로 진료하는 과목은 주로 비용 부담이 큰 틀니, 임플란트 등인데 매년 50여명 정도가 치료를 받는다”면서 “환자 중에는 생활고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임플란트 치료만 18번 했던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가 없을 때는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만나 장학금을 지원하고, 어르신 식사대접과 집수리 봉사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치과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으로는 해외에 무료 치과진료소도 만들었다. 2013년 필리핀 무료병원을 시작으로 2015년 캄보디아까지 3개의 무료병원을 설립해 꾸준히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 봉사상 단체부문 대상은 2003년부터 이미용 기술을 가진 봉사자들이 모여 봉사활동을 이어 온 ‘단정이봉사단’에 돌아갔다. 봉사단은 이름처럼 거동이 불편하거나 소득이 낮아 미용실을 방문하기 어려운 어르신, 장애인들을 위해 경로당, 장애인 시설을 직접 방문하거나 때로 집까지 찾아가 기술 봉사를 해왔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봉사단을 이끌어온 봉사단 맏언니 김해옥씨는 “우울증이 와서 힘들었을 때 봉사를 하면서 힘든 몸과 마음이 다 나았다”면서 “오히려 봉사를 받는 분들이 있어 기쁘고 수상을 계기로 봉사 횟수를 더 늘리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 서울시봉사상은 서울시와 한국일보가 공동 주관해 1989년부터 시상하고 있는 서울시민대상 중 봉사부문을 2007년부터 분리해 매년 10월 28일 서울시민의 날에 맞춰 수여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자치구와 시민단체, 시민들로부터 총 111건(개인 82, 단체 29)을 추천ㆍ접수 받아 언론계ㆍ종교계 등 13명의 인사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사와 온라인 시민투표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대상인 공윤수씨와 단정이봉사단을 비롯해 최우수상에 개인 15명, 단체 2곳, 우수상에 개인 10명과 단체 4곳이 선정됐다.
강태웅 서울시 행정국장은 “대부분의 봉사상 수상자들은 오랜 기간 드러내지 않고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서울시의 숨은 영웅”이라며, “이번 봉사상 시상이 우리사회에 나눔과 봉사의 마음을 널리 퍼뜨리는 불씨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한국일보 이종승 사장 등이 참석한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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