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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국정화 여론 악화속 승부수… "與에 타격 적다" 판단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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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국정화 여론 악화속 승부수… "與에 타격 적다" 판단한 듯

입력
2015.10.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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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그동안 지지율 변동 적고

보수표 결집 총선에도 유리 해석

황우여 "당정 힘모아… 긴급 브리핑

시정연설의 단호한 의지 반영인 듯

수도권 비박계 "우려" 속앓이에

野 "민생 외면" 강도 높은 비판

갈수록 높아지는 반대 여론도 변수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던 중 단호한 표정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던 중 단호한 표정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여당에는 국정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는 메시지를, 야당에는 반대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계뿐 아니라 전체 여론이 점차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의 정면돌파 뒷받침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만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교육부의 국정화 추진 계획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권에서조차 국정교과서 추진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나자마자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당과 정부가 힘을 모아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정화 반대 여론이 점증하는데도 새누리당이 총대를 멘 것은 국정화 이슈가 내년 4월 총선에서 그리 불리한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교과서 국면에서도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다지 타격이 없었고 일부에서 총선에서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나, 보수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화에 올 인한 이상 내년 총선은 박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시나리오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수도권 비박계에서는 반대 여론을 의식한 우려가 적지 않다. 김용태 의원은 “국정교과서를 ‘기정사실화작전’으로 밀어붙이면 논란이 수그러들고 국민적인 관심에서도 멀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당이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의 다른 중진 의원 역시 “집필진 선정, 교과서 집필, 내용 공개 등 향후 논란이 증폭될 일만 남았다”고 경고했다.

야당 공세의 수위와 반대 여론이 변수

야당의 공세 수위도 변수다. 야당 또한 국정화 이슈에 밀린다면 내년 총선은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정연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민생을 살려달라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답이 없었다. 경제를 이렇게 어렵게 만든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무능에 대해서 아무런 반성이나 성찰이 없었다"며 "그저 상황탓, 남탓이다"라고 비판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교육문제를 정치문제로 비화시킨 것이야말로 정상의 비정상화"라며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국정화 계획을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야당은 최근 점증하는 반대 여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성보다 반대 의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의 비밀 태스크포스(TF)운영 사실이 드러난 이후로 반대 여론의 증가세는 분수령을 맞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여당보다 야당에 호재가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야권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뿐 아니라 신당 출현 등의 분열 직전의 야권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연대를 모색하는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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