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사업자로 ‘노스롭 그루먼’ 선정
‘B-2’, ‘B-52’ 등 현재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대체, 최장 2060년대까지 활약하게 될 미국의 차세대 전략폭격기(LRS-B) 개발 사업자로 ‘노스롭 그루먼’이 선정됐다.
이와 함께 미 공군이 제시한 요구 사항이 일부 공개되면서 성능이 극비에 부쳐진 이 차세대 전략폭격기가 궁극적으로는 핵무기ㆍ크루즈 미사일 등을 장착한 전천후 ‘무인 폭격기’로 진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공군 지휘부는 27일 오후 펜타곤에서 LRS-B 개발을 담당할 최종 사업자로 노스롭 그루먼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차세대 전략 폭격기 사업비용은 550억달러(62조원ㆍ2010년 물가기준) 가량으로 예상되는데, 폭격기 대당 목표 가격은 5억6,400만 달러(6,400억원)로 책정됐다.
미 공군은 향후 투입 비용 추이에 맞춰 적게는 80대, 많게는 100대를 확보해 2020년대 중반부터 실전 배치를 시작할 계획이다. 초도 생산물량으로 20대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예정인데, 그 이전에 2대 혹은 3대를 시험용으로 넘겨받아 성능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폭격기의 공식 명칭이나 제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 의회조사국(CRS) 등에 따르면 신형 폭격기는 기존 B-2 폭격기보다는 중량이나 기체 크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항속 거리와 무장 능력은 동등하거나 오히려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
CRS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 공군이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 전장에서도 통용될 다양하고 충분한 무장능력 ▦충분한 항속거리 ▦대당 생산원가(5억5,000만달러)의 최소화 세 가지를 노스롭 그루먼 등에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항속거리가 출격 후 중간 급유 없이도 러시아ㆍ중국 등 장거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5,000마일(9,260㎞) 이상이며, 무장능력도 B61나 B63 수소폭탄을 16발까지 장착하거나 집속탄(CB), ‘개량형 스마트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등의 장착이 가능하다는 걸 뜻한다.
CRS는 다만 생산원가를 최소화하면서도 미 공군이 제시한 성능을 맞추려면 LRS-B의 최고 속도는 초음속이 가능한 B-1 폭격기와는 달리 아음속 수준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보라 제임스 공군장관도 “신형 폭격기를 통해 공군은 ‘반접근 지역 거부’라고 불리는 미래 위협 환경에서도 작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은 미국의 군사적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중국의 군사전략이다.
한편 2020년대 후반 이후에는 유인 폭격기와 동일한 성능을 지닌 무인 전략폭격기의 실전 배치도 예상된다. CRS는 미 공군 관계자를 인용, “최초 인도되는 폭격기는 2011년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최초 승인한 대로 ‘유인 폭격기’에 국한되지만,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는 무인 작전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향후 10여년 뒤에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유지된다면, 핵무기와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한 미군의 전천후 무인 장거리 전략 폭격기 공포에 시달리게 되는 것을 뜻한다.
한편 신형 폭격기의 생산 공장 예정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북쪽 팜데일의 연방 공군시설인 플랜트42(Air Force Plant 42)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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