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일 모처럼 같은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야권 3인방이 공식 행사에 동석한 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 이후 70일만이다.
야권 3인방은 이날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문 대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과 한 테이블에 앉았고, 통로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 테이블에는 안 의원과 박 시장이 자리했다.
안 의원은 먼저 도착한 박 시장과 서로 고개 숙여 인사했고, 둘은 나란히 앉아 행사 중간중간 고개를 기울이고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반면 문 대표는 이들 두 사람과 따로 인사를 하지 못한 채 같은 테이블의 심상정 대표와 대화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행사 중간 문 대표가 축사를 마치고서야 인사를 나눴다. 연단에서 내려온 문 대표가 박 시장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고 이후 안 의원과도 악수했다.
행사 후 기념 촬영 때에도 3인방 사이에 서먹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박 시장이 일어나 안 의원에게 팔을 뻗어 “오세요”라고 말한 뒤 문 대표와 함께 첫 줄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안 의원은 바로 일어나지 않고 원혜영 의원과 대화를 나누다 두 사람이 없는 둘째 줄로 이동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서먹한 분위기는 당 혁신 방안을 놓고 각을 세운 앙금이 여전한 탓이 크다. 두 사람이 박 시장에게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어색한 삼각 관계가 형성되면서 문 대표가 제안한 대권주자 협의체인 ‘희망스크럼’도 진행도 더딘 상황이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국정화 반대 투어버스' 출정식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집필도 안됐는데 무슨 친일·독재 미화냐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X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습니까"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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