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野, 靑 국정화TF 개입 의혹 추궁에
이병기 실장 "교육부가 만든 상황팀"
교문위
野 TF방문 싸고 1시간여 신경전
본질의선 TF단장 불출석에 재충돌
황우여 "TF는 임시조직 형태일 뿐"
국회는 28일 예산안과 법안 심사를 위해 일제히 상임위원회를 가동했지만 곳곳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됐다. 교육부의 국정화 태스크포스(TF) 운영과 청와대 개입 여부 등을 둘러싼 여야간 설전으로 실질적인 예산안 심의는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
국회 운영위에서는 청와대의 TF 운영 개입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비밀 팀’ 운영에 청와대가 관여했다며 TF 직원의 청와대 출입기록 제출을 요구했고, 청와대는 교육부의 자체 추진 사업이라고 맞섰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일일점검회의가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TF 단장의 청와대 출입기록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행정자치부가 전국의 반상회에 국정교과서를 홍보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낸 건 사실상 청와대의 지시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도 “TF 자료에 BH(청와대를 뜻하는 영문 머리글자) 일일점검회의 지원 사실이 적시돼 있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관리 사실을 시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교육부가 국정화를 발표한 12일 이후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건 사실이지만 일일이 지침을 내리거나 주도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년여 동안 여러 검토 끝에 국정화 결론을 내린 교육부가 업무 추진을 위해 만드는 상황팀까지 비서실장이 알 수는 없는 일”이라고 청와대 개입설을 부인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TF팀장의 청와대 출입기록 제출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회 교문위에서는 아예 개의하자마자 한 시간이 넘도록 여야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가며 신경전을 벌였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언론 보도를 보면 야당의 TF 현장 방문은 급습이자 감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야당 의원의 감금 혐의에 대한) 고발을 검토한다는데 관련 자료를 달라”며 야당을 한껏 자극했다.
이에 윤관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박 의원의 발언은 교육부에게 (야당 의원을) 고발하라는 취지로 들린다”며 “도를 넘은 대단히 유감스런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우리는 현장을 방문해 (TF 직원들에게) 문을 열어달라, 나오라고 했다”며 “그들이 안 나온 것을 감금이라 말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느냐”고 쏘아붙였다.
가까스로 시작된 본 질의에서는 TF 단장을 맡고 있는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의 불출석 문제를 두고 여야가 또 한번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TF의 정확한 역할과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책임자인 오 국장의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통상적으로 출석해야 할 직위가 아니다”며 거부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을 향해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TF 운영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비판과 질타가 쏟아지자 “TF는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으로 임시조직 형태일 뿐이지 비밀조직이 아니다”면서 “확정고시가 되면 행정자치부와 협의해 인원 등을 정식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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