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생들 “박 대통령 국민 뜻 거슬러” 방문 거부 시위
이화여대 학생들이 29일 학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이화여대를 찾았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학내 단체 학생들은 대통령 방문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 1시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방문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학생들은 “박근혜 정부는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노동자의 삶을 어렵게 하는 노동개악,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는 대학교육평가를 강행하고 있다”며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대통령이 여성 인권의 요람인 이화여대에 여성 대통령으로 오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기자회견을 마치고 박 대통령 방문에 맞춰 피켓 시위를 벌이기 위해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 쪽으로 이동했다. 학생들의 피켓에는 ‘박근혜 대통령 방문을 거부합니다’, ‘박근혜는 이대에 발도 붙이지 마라’등의 비판 문구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경찰이 대강당으로 진입하는 계단 아래 쪽에 여경 등을 투입해 길목을 완전히 차단하자 1시간 30분 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학생들은 “피켓 시위를 하러 가는 건데 왜 막느냐”며 경찰과 대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숫자는 10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늘었으며 이들은 학생문화관 쪽으로 우회해 대강당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이 저지 당했다.
학생들이 경찰과 오랜 시간 대치하면서 여러 명이 넘어지거나 피켓 등이 부서지는 일 등이 벌어졌으나 크게 다치거나 연행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대통령은 학생들 시위로 인해 후문으로 학교를 찾았다가 다시 후문으로 학교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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