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사실상 관계 정상화에 뜻을 함께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일 서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몇 년간의 양국 관계는 우여곡절과 곤란을 겪었으며 그 원인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회담은 양국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큰 관심사”라며 “중일 관계를 개선하고 유지함으로써 전면적 발전을 회복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의 큰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일본이 평화 발전의 길을 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주문했다.
이날 회담은 아베 총리가 리 총리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와 성사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잠깐 조우한 적은 있지만 취임 이후 정식 회담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날 회담장엔 양국 국기가 배치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이전 2차례의 만남에선 회담 장소에 양국 국기가 없었다. 이에 따라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정식 중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더 커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11월 베이징(北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방중한 아베 총리와 만난 바 있다. 당시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악수를 나누긴 했지만 곧 바로 싸늘한 시선으로 고개를 돌려 불편한 양국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다시 만났다. 1차 면담보단 다소 누그러진 표정의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역사 직시를 주문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 섬 조성과 관련, 항행의 자유와 국제법 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또 중국이 동중국해 양국 중간 해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유전ㆍ천연가스 개발 등에 대해서도 일방적 조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양국은 2008년 중간 해역 공동 개발에 합의했지만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에서 선박 충돌 사건이 발생하며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도 회담을 가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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