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정부ㆍ청와대는 3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경제활성화 법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에 집중키로 했다. ‘민생ㆍ경제’ 이슈를 앞세워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미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경제활성화 미처리 법안, 노동개혁을 위한 5개 법안 처리에 집중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시정연설 후속조치, 산적한 국회 현안과 청년일자리 대책 등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한중 FTA 비준안 처리 문제도 비중있게 논의했다. 원 원내대표는 “한중 FTA 보완책 마련을 위해 가동키로 한 여야정협의체가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하고 야당의 동참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4대강 사업 2단계인 지천ㆍ지류 정비사업 예산도 적극 편성키로 했다.
당정청은 특히 이날 회의를 기점으로 국정화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민생ㆍ경제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역사교과서가 진취적ㆍ긍정적인 미래세대를 위한 자양분이라면 한중 FTA 비준 등은 먹거리ㆍ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도 “오늘 회의는 한마디로 민생을 위한 당정청”이라며 “역사교과서 문제에는 정치권의 불간섭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활성화 법안이나 한중 FTA 비준안 처리 등에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당정청은 이를 위한 설득보다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지금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지만 국민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 더 이상 민생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화 반대운동에 나선 야당 측에 양보안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지난 7월 노동개혁 관련 논의 이후 100여일만에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는 새누리당에서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이, 정부에서는 황교안 총리와 최경환 경제ㆍ황우여 사회부총리 등이 각각 참석했다. 또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비서실장과 현기환 정무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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