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서 귀국한 손 전 대표 역할론에는 “말도 안되는 얘기”
정계은퇴 후 첫 외부강연을 마치고 귀국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4일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의 ‘손학규 역할론’에 대해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7월 전남 강진의 토굴집에 칩거해 온 손 전 대표가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강 참석차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던 손 전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정치는 국민을 통합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분열시키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일이 돼선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7ㆍ30재보선 패배 이튿날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을 만들려 했던 꿈을 접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남 강진 토굴로 숨어들어간 후 15개월 간 정치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이어 손 전 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대북문제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서 그는 “우리 어린 학생들은 편향되지 않은 역사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며 “기성세대는 편향적이지 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담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역할은 학계 최고 권위자들이 역사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편찬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정부의 국정교과서 강행을 에둘러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손 전 대표는“지금 일부에서는 북한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게 비약이 돼서 통일론으로 연결되는데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로 인한 통일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개혁ㆍ개방으로 남북격차를 줄이고 이질성을 축소하기 위해 소위 ‘소프트랜딩’이야말로 통일의 효과적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이 흔들릴 때마다 제기돼 온 ‘역할론’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의 내년 총선 전망이 좋지 않다는 질문에도 “그런(정치적) 얘기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도 손 전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서 절에 밥 먹으러 가는 것도 외부행보겠지”라고 농담으로 답을 대신했다. ‘강진에 언제까지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도 “강진의 산이 (나한테) 더 이상 지겨워서 못 보겠다, 나가 버려라 그럼 뭐…”라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손 전 대표는 귀국 직후 특별한 일정 없이 곧바로 정계은퇴 후 머무는 전남 강진의 토담집으로 향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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